부티지지 '유색인종 지지 취약' 한계로 3위…웃음 찾은 바이든 2위 기사회생
또다른 중도 블룸버그 변수…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거쳐 '슈퍼화요일' 주목

[네바다 경선] '2연승' 샌더스 초반경선 기선제압…슈퍼화요일까지 이어가나
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 3차 경선인 22일(현지시간) 네바다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압승을 거두며 뉴햄프셔에 이은 2연승으로 초반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1, 2차 경선에서 대의원 확보 1위에 오르며 샌더스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인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과의 '양강 구도'도 부티지지가 이번에 3위로 주저 앉으면서 허물어졌다.

샌더스가 선두자리를 견고히 하며 대세론을 바라보게 된 반면 부티지지는 기세가 한풀 꺾이며 향후 동력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반면 지난 두 경선에서 4, 5위로 참패해 위기에 몰렸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2위로 도약해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CNN에 따르면 개표율 27% 기준으로 샌더스는 대의원 확보율 46.6%로 1위에 올랐다.

바이든은 22.7%로 2위를 기록했고 부티지지(14.5%),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8.9%)이 그 뒤를 이었다.

샌더스의 이번 승리는 확고한 단독 선두로 올라서며 대세론 '돌풍'으로 이어갈 가능성을 키우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백인이 90%를 넘어 미 전역의 보편적인 표심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은 아이오와, 뉴햄프셔와 달리 네바다는 다양한 인구가 참여한 첫 경선인 점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미 연방센서스국에 따르면 네바다의 인종 분포는 백인 49%, 히스패닉 29%, 흑인 10%, 아시아계 9% 등이다.

이번 코커스에서 백인 비중은 65%로 앞선 경선보다 많이 줄었다.

CNN에 따르면 입구 조사 결과 샌더스는 히스패닉층(54%)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2위는 바이든(14%)이었지만, 큰 격차를 보였다.

샌더스는 2016년 네바다 코커스 때도 민주당 유권자의 약 20%를 차지한 히스패닉계 투표 1위를 기록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네바다 경선] '2연승' 샌더스 초반경선 기선제압…슈퍼화요일까지 이어가나
바이든 전 부통령의 선전은 그의 주요 기반인 흑인층 지지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CNN에 따르면 입구조사 결과 바이든은 흑인층에서 34%로 가장 큰 지지를 받았고 샌더스(28%)는 2위였다.

백인이 아닌 계층 전체로는 샌더스 44%, 바이든 21%의 지지율로 각각 1, 2위를 기록했다.

부티지지는 라티노(라틴계 미국인)와 흑인층 표심을 확인하는 자리가 된 이번 경선에서 3위를 기록, 약점을 드러냈다.

뉴욕타임스(NYT)는 여론조사에서 유색 인종의 냉랭한 반응을 받았던 그가 다수의 유색 인종 유권자층에 노출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만약 그가 민주당의 가장 충성스러운 투표층에 어필할 수 없다면 1위 후보로서의 시기는 막바지에 이를지도 모른다"고 진단했다.

부티지지는 백인층에서 샌더스(30%)에 이어 지지율 2위(19%)였지만 히스패닉층에서는 10명 중 1명이 지지하는 데 그쳤다고 CNN은 전했다.

뉴햄프셔 깜짝 3위에 올랐던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도 유색 인종 지지에서 한계를 노출한 끝에 톰 스테이어와 경쟁하며 5∼6위권에 머물렀다.

NYT는 "클로버샤는 유색 인종 유권자들에게 제한적인 호소력을 보였다"며 유세 과정에서 멕시코 대통령의 이름을 잊어버려 히스패닉층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워런 상원의원도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NYT는 그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네바다 2위에 진입해 모멘텀을 확보하는 것이었지만, 4위를 기록하며 다시 상위권 진입에 실패한 것은 최악의 경우라고 전했다.

[네바다 경선] '2연승' 샌더스 초반경선 기선제압…슈퍼화요일까지 이어가나
이제 관심은 '강성 진보' 성향의 샌더스가 1위를 굳혀갈지 아니면 혼전 구도가 이어질지에 쏠린다.

이는 진보 성향 유권자들이 샌더스 쪽으로 표를 몰아주는 것과 달리 중도 후보들의 난립 속에 표가 분열되는 양상과도 맞물린다.

일각에서 중도 후보 단일화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아직 부티지지와 바이든, 클로버샤 등은 서로 적임자라며 완주 의지를 밝히고 있다.

부티지지는 이날 샌더스에게 축하를 건네면서도 "그는 대부분의 미국인이나 민주당원들을 배제하는 이념적 혁명을 믿는다"며 샌더스가 대선후보가 되는 것은 위태로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네바다에서 2위를 한 뒤 흑인이 많은 4번째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 1위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밝혀온 바이든은 '목표'를 달성한 뒤 웃음을 되찾았다.

그는 연설에서 "이제 우리는 승리를 위해 사우스캐롤라이나로 갈 것"이라고 했다.

경선에 본격 등판도 하기 전에 전국 여론조사 2위까지 오르며 존재감을 보인 중도 성향의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이 실제 경선 등판 이후 어떤 성적을 거둘지도 변수다.

그는 초반 4곳 경선을 건너뛰고 14개 주가 한날 경선하는 내달 3일 '슈퍼 화요일'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그는 네바다 경선 직전인 19일 처음 참여한 TV 토론에서 졸전을 펼쳤다는 평을 받았지만, 민주당 지지층과 중도를 아우르는 '본선 경쟁력'을 주장하며 칼을 갈고 있다.

슈퍼 화요일에는 캘리포니아, 텍사스, 노스캐롤라이나 등 14개 주가 한날 경선을 치른다.

이 결과에 전체 대의원의 약 3분의 1이 배정돼 있어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앞선 아이오와 경선 때는 부티지지가 1위를 했고 샌더스, 워런, 바이든, 클로버샤가 뒤를 이었다.

뉴햄프셔에서는 샌더스가 1위를 탈환했고 이어 부티지지, 클로버샤, 워런, 바이든 순이었다.

그간 대의원 확보 수는 부티지지 23명, 샌더스 21명, 워런 8명, 클로버샤 7명, 바이든 6명이다.

한편 이날 코커스는 아이오와 때처럼 '15% 룰'이 적용돼 1차 투표에서 지지율 15% 문턱을 못 넘은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의 2차 투표가 이뤄졌다.

CNN에 따르면 '표 이동'(개표율 10% 기준)을 통해 샌더스가 916표를 더 얻어 가장 이득을 봤고 바이든과 부티지지도 각각 211표, 147표를 더 확보했다.

반면 워런은 346표를 잃었다.

AP통신은 샌더스 의원이 너무 진보적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을 물리칠 수 있을지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샌더스가 이번 완승으로 전국적 선두주자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게 됐다고 전했다.

[네바다 경선] '2연승' 샌더스 초반경선 기선제압…슈퍼화요일까지 이어가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