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 이용객 평소 절반…선별진료소엔 검사 행렬
예식장 등 다중이용시설 참석 기피…전통시장 휴업, 개학 연기
[르포] 코로나19 확산에 '적막강산'…대구시민 일상 흔들려
"얼마나 확산할지 불안감이 커져만 갑니다.

", "바깥출입도 삼가고 집에서 뉴스만 보고 있습니다.

"
나흘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대구 시민 일상이 흔들리고 있다.

조금 과장해서 '적막강산'이라고 표현할 만큼 거리에 시민 발길이 줄었다.

지난 18일 영남권 첫 확진 사례가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대구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 21일 확진자 수가 84명에 달했다.

감염 우려에 출근길 차량이 급감하고, 도시철도 이용객 수가 평소보다 반 토막이 났다.

대학병원 응급실, 개인병원, 전통시장 등이 상당수 폐쇄됐고 결혼식 등 인파가 몰리는 행사장에 가지 않으려는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

동성로에 있는 한 백화점에 가보니 한산하다 못해 썰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확진자 발생 이후 백화점 매출액은 25%나 감소했고, 전통시장에는 손님이 90%가량 줄었다며 상심하는 상인들의 푸념이 가득했다.

[르포] 코로나19 확산에 '적막강산'…대구시민 일상 흔들려
대표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은 일요일인 오는 23일 하루 임시휴업을 한다고 했다.

일부 대형마트에 마스크와 쌀, 생수, 라면 등을 사려는 사람들이 늘긴 했지만, '사재기'로 표현하기에는 이른 듯했다.

한 마트 관계자는 "사재기 수준은 아니지만 필수 먹거리를 사두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각 보건소 선별진료소에는 아침 일찍부터 검사를 받으려는 의심환자들이 몰렸다.

한 보건소는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보건소를 찾아와 검사를 요청하는 주민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르포] 코로나19 확산에 '적막강산'…대구시민 일상 흔들려
검진·수술을 위한 의료기관 방문을 꺼리는 분위기도 나타났다.

이날 계명대동산병원 검진을 예약한 이모(50·달서구 거주)씨는 "많은 사람이 몰리는 곳에 갔다가 바이러스에 감염될지 몰라 예약을 취소했다"며 "잠잠해 지면 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경북대병원을 찾은 윤모(53)씨는 "입구에서 열화상카메라를 지나 이름과 연락처를 쓰는 게 생소했지만 익숙해져야 할 일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지난 20일 도시철도 1∼3호선 승객이 22만7천500여명으로 평소 45만여명의 절반에 그쳤다.

주말을 앞두고 지인 혼사에 가는 게 두렵다는 사람도 있다.

손모(48·수성구 거주)씨는 "당장 오는 22일 지인 혼사가 있는데 참석하기가 겁난다"며 "부조금만 전하고 예식에는 가지 않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은 방역을 위해 1988년 개장 이래 처음으로 오는 23일 휴장한다.

전날 대구시교육청은 유치원 341곳과 초·중·고·특수학교 459곳 전체 개학을 1주일 연기했다.

[르포] 코로나19 확산에 '적막강산'…대구시민 일상 흔들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