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에서 독립을 선언한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가 대외적으로 ‘로열’(royal)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왕실 내부에서 검토되고 있다. 왕실로부터 받은 작위인 ‘서섹스 로열’을 국제 브랜드로 등록하기 위해 관련 절차를 밟고 있는 해리 왕자 부부(사진)에게 적잖은 재정적 타격이 예상된다.

영국 일간 익스프레스와 데일리매일 등 현지 언론들은 19일(현지시간) 왕실 소식통을 이용해 해리 왕자 부부가 ‘서섹스 로열’ 명칭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왕실 구성원들은 해리 왕자 부부가 서섹스 로열을 브랜드로 사용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해리 왕자부부는 다음달 31일 왕실과 결별한다. 왕실 공식 구성원에서 물러나는 해리 왕자 부부는 지난달 왕실과의 협의를 거쳐 여왕으로부터 받은 왕실직함(HRH)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영국 왕자와 공주 등에게 부여되는 HRH는 ‘His·Her Royal Highness’의 약자다. 우리말로는 ‘전하’로 번역할 수 있다.

해리 왕자의 공식 왕실직함은 ‘서섹스 공작, 덤바턴 백작, 카일킬 남작 전하’다. 해리 왕자는 2018년 5월 결혼하면서 여왕으로부터 서섹스 공작(잉글랜드), 덤바턴 백작(스코틀랜드), 카일킬 남작(북아일랜드)의 작위를 받았다. 다만 서섹스 공작 호칭은 계속 사용하는 것이 가능했다. 통상 해리 왕자부부는 서섹스 공작 전하와 전하비로 불려왔다.

해리 왕자 부부는 최근 영국 왕실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뒤 자신들의 공식 웹사이트와 인스타그램 등에 서섹스 로열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해리 왕자 부부는 지난해 말엔 서섹스 로열을 의류, 문구류, 서적 등의 품목을 대상으로 국제 브랜드 등록을 신청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해리 왕자 부부가 왕실 일원의 역할을 거부해 놓고서도, 이를 이용해 돈을 벌려고 한다는 영국 내 비판이 일고 있다. 해리 왕자 부부는 왕실과 결별하는 대신 재정지원을 받지 않기로 했다.

런던 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