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서 초청 오찬…영화 '살인의 추억' 뒷얘기도 나와
기생충 배우들 '계획' 물어본 문대통령…송강호엔 "넘버3 좋아"
문재인 대통령과 아카데미 4관왕 쾌거를 달성한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및 출연자들이 함께한 20일 청와대 오찬에서는 촬영 뒷얘기는 물론 배우들의 향후 계획 등 다양한 영화계 이야기가 오갔다.

이날 오찬은 문 대통령과 봉 감독, 출연배우 송강호의 인사말에 이어 출연진과 제작진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출연진들을 향해 "다음 계획이 무엇인가"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봉 감독에게 수상 축전을 보내면서도 기생충에 나온 유명 대사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를 인용해 "배우와 스태프 여러분의 '다음 계획'이 벌써 궁금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의 질문에 조여정은 "조금 쉬겠다", 최우식은 "여기까지 온 것이 꿈만 같다.

맛있는 밥 잘 먹고 가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이 배우들을 향해 "그동안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뭔가"라고 묻자, 이정은은 "(영화 속 배역 때문에) 굉장히 이상한 분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답해 참석자들의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송강호를 향해서는 "출연작 중 나는 가장 좋았던 것이, 옛날 무명시절 '넘버3'에서 맡았던 건달 역할이었다.

정말 연기가 굉장하더라"라며 "크게 성공할 것 같은 예감을 받았다.

그런데 경력에는 잘 안 나오더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송강호는 "기존에 전혀 보지 못했던 특이하고 이상한 배우가 나타났다고 화제가 되긴 했다"면서도 "그런데 20년이 지나다보니 젊은이들은 '넘버3'라는 영화를 잘 모른다"고 답했다.

송강호는 자신이 출연한 영화 '살인의 추억'도 언급하며 "마지막 장면은 사실 촬영 초반에 찍었다.

벼가 수확되기 전에 찍어야 했기 때문"이라며 "(영화 전반부가 어떻게 촬영될지 모른 채) 상상하며 찍어야 했다"고 뒷얘기를 전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봉 감독을 향해서도 "기생충에 인상적인 장면이 많다.

미리 장소를 정해놓는 것인가"라는 질문도 했다.

이에 봉 감독은 "장소 헌팅팀을 조직해 여러 장소를 훑는다.

이번에는 자하문터널을 찍어왔는데 느낌이 좋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하준 미술감독, 최세연 의상감독, 양진모 편집감독 등 스태프들도 초대에 대한 감사 발언을 했다.

대화 중에는 기생충의 흥행수익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제작자인 곽신애 바른손 E&A 대표는 "수입정산은 올해 말이나 내년쯤 나올 예정입니다.

지금은 기대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기생충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문체부가) 자체 분석해보니 1조4천억 원 정도"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김정숙 여사는 "오스카상 수상의 부가가치는 말할 수 없이 크지 않을까 싶다"라며 "여러분 하나하나가 산업이자 자산이라는 말씀을 드린다.

건강 챙기시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