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경유하는 미주 출신 승객·승무원 900여명이 대상

캄보디아에 입항한 크루즈선 '웨스테르담'호에서 내린 승객 가운데 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한국도 이 크루즈선 탑승객의 입국을 금지했다.

19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17일 오전 각 항공사에 지침을 보내 웨스테르담호에서 내린 승객들에 대한 한국행 여객기 탑승을 거절하도록 했다.

현재 한국과 캄보디아 간 여객기는 대한항공 등이 운영하는 인천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간 직항 노선뿐이다.

법무부는 이 같은 지침을 곧바로 시행하도록 했고, 기한을 설정하지는 않았다.

900명이 넘는 미주 지역 출신 웨스테르담호 승객들이 자기 나라로 돌아가면서 한국을 경유하는 과정에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주 지역에서 직항노선이 없는 동남아시아 국가를 오갈 때 주로 한국과 일본, 중국을 경유한다.

홍콩을 경유해 지난 13일 캄보디아 시아누크빌항에 입항한 웨스테르담호에는 41개국 출신 승객과 승무원 2천257명이 타고 있었다.

이 가운데 미국인은 승무원 15명을 포함해 모두 666명이고, 캐나다인도 271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산 우려' 한국도 웨스테르담호 탑승객 입국 금지
이 가운데 지난 14일 크루즈선에서 내린 83세 미국인 여성은 15일 말레이시아로 이동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러면서 말레이시아에 이어 태국, 싱가포르, 대만이 잇달아 웨스테르담호 탑승객의 입국을 금지했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18일(현지시간) 이 크루즈선에서 내린 승객과 승무원 1천200여 명 가운데 541명이 이미 캄보디아에서 출국해 아시아 국가들로 향했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일간 크메르 타임스는 웨스테르담호 승객들의 행선지에는 일본, 호주, 네덜란드와 함께 한국이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훈센 총리는 "프놈펜에 아직 크루즈선 승객 500명가량이 남아 있다"면서 캄보디아 주재 관련국 외교관을 초청한 가운데 크루즈선 승객들을 위한 리셉션을 개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훈센 총리는 또 크루즈선 승객들의 프놈펜 시내 관광을 지원하라고 당국에 지시했다.

크루즈선에서 내렸으나 캄보디아를 떠나지 못한 승객 등 700여명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뒤 하선이 중단되는 바람에 크루즈선에 남아 있는 승객 등 960여 명에 대한 샘플 검사 결과는 며칠 뒤 나올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