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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절반이 자살 생각…정신건강 문제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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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역학회 조사…"피해범위 확대하고 기업에 입증책임 묻도록 특별법 개정해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절반이 자살 생각…정신건강 문제 심각"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다가 건강이 악화한 피해자의 절반가량이 자살을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역학회가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의뢰를 받아 지난해 6월 13일∼12월 20일까지 가습기살균제 피해 가구 4천953가구 중 1천152가구를 조사한 결과 성인 피해자의 49.4%가 자살을 생각하고 11.0%는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청소년 피해자도 15.9%가 자살을 생각했고 4.4%는 자살을 시도했다.

    특히 아동·청소년의 건강 관련 삶의 질을 분석한 결과, 살균제 피해 아동·청소년의 67.2%가 신체 건강에서 하위 15퍼센타일(100명 중 하위 15번째)에 속했으며, 친구관계 만족도는 73.4%, 자율성과 부모관계(만족도)는 62.3%가 하위 15퍼센타일에 속했다.

    이번 실태조사를 진행한 한국역학회의 김동현 한림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자살위험과 우울증, 불안장애 등 정신건강 문제가 간과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성인 피해자의 자살 생각과 자살 시도 정도는 일반 인구와 비교해 3배 이상 높은, 매우 심각한 정신건강 고위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피해자들은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사용 피해로 인정하는 질환들 외에도 여러 질병으로 고통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지원은 크게 '구제급여'(정부 인정)와 '구제계정'(정부 미인정)으로 나눠 이뤄지며 폐 질환(1∼3단계), 천식, 태아피해, 독성간염, 기관지확장증, 폐렴, 성인·아동 간질성 폐 질환, 비염 등 동반질환, 독성간염만 피해 질환으로 인정한다.

    그러나 피해자의 56.6%는 피부질환을 앓고 있고 안과질환(47.1%), 위염·궤양(46.7%), 심혈관계 질환(42.2%) 등을 함께 겪었다.

    정부는 이런 질환은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

    특조위는 "피해자가 겪는 질환이 현 정부의 피해인정 질환 종류보다 훨씬 많다"며 "피해인정 확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특조위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198가구(생존자 128명, 사망자 59명)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분석한 결과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가구당 평균 3억 8천만원의 사회경제적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경제적 비용은 피해 생존자가 건강 문제가 없었을 경우 기대 수명까지 생존하면서 벌 수 있는 수입을 계산한 이환비용과 의료비용, 사망자의 심리적 고통 비용 등을 측정해 계산했다.

    김 교수는 "가습기살균제 노출 건강피해를 가습기살균제증후군으로 폭넓게 정의해야 한다"며 "피해자 범위를 확대하고 인과관계 입증책임을 기업에 전환하며 정부의 피해지원 항목 및 규모가 확대되도록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실태조사 발표회에 참석한 피해자 서영철씨는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다가 11년 전에 천식 판정을 받았지만 지난해 12월에야 피해자로 인정받았다"며 "그나마도 천식 피해자 등급이 안 나와 또 7~8개월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너무 답답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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