섑스 장관 BBC 출연 "정부차원 논의 없다…영국 능력·기술 투입 희망"

영국 정부가 자국의 2단계 고속철도(HS2) 건설사업에 중국 국영기업을 참여시킬 수 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그랜트 섑스 영국 교통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출연해 "의사소통이 어떻게 된 건지 물어봐야겠다"면서 "(중국 측이) 부처(교통부)와 논의한 것이 아니다.

내가 알기로는 HS2 법인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5일 교통부가 HS2 건설에 중국철도건설공사(CRCC)를 참여시키는 방안과 관련해 "예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전한 바 있다.

CRCC는 HS2 측에 지난달 서한을 보내 난항을 겪는 HS2 건설사업을 자신들이 훨씬 싼 가격에 5년 만에 완공할 수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섑스 장관은 이에 대해 "사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고 나는 모든 이들로부터 배움을 얻기를 바라지만, 영국의 능력과 기술, 숙련인력이 이 대형 프로젝트에 투입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섑스 장관의 이날 발언은 중국 국영기업이 HS2 법인에 참여의사를 타진한 것일 뿐 정부 차원에서 논의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영국 교통장관, 2단계 고속철 '중국 참여설' 부인
HS2 고속철도 계획은 유럽 최대 인프라 프로젝트 중 하나로 지난 2009년 처음 수립됐다.

1단계로 2026년까지 런던과 버밍엄을 연결한 뒤, 2단계로 2032∼2033년까지 버밍엄과 잉글랜드 북부 맨체스터, 리즈를 각각 잇는다는 계획이다.

1단계 건설은 이미 진행 중이며 HS2를 전담하는 법인도 이미 설립됐다.

중국 CRCC가 참여 의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상대가 바로 이 HS2 법인이다.

완공될 경우 HS2 고속철도는 영국 인구의 절반인 3천만명을 연결하면서 다른 철도 노선과 자동차 이용의 부담을 줄여 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 사업은 공사가 지연되면서 당초 예상과 달리 비용이 크게 늘어 1천억달러(약 15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고, 건설 비용에 비해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에 직면했다.

그러나 보리스 존슨 총리는 지난 11일 하원에 출석해 HS2 건설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