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작품은 하는데 알려진 작품은 없고 대중은 모르고…늘 마음이 안 좋고 신경 쓰였어요.
그래서 악착같이 매달려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하려고 했습니다.
" 데뷔 19년 만의 첫 라운드 인터뷰였다.
최근 용산구 한남동 미스틱스토리 사옥에서 만난 조한선(39)은 기자들과 빙 둘러앉아서 하는 인터뷰가 '신기하다'며 재밌어했다.
조한선은 SBS TV '스토브리그'에서 프로야구 만년 꼴찌팀 드림즈 4번 타자 임동규를 맡았다.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팀 내 영웅과 적폐를 한순간에 왔다 갔다 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6년 전 영화 '늑대의 유혹' 터프 가이만을 기억한 대중에겐 반가움과 동시에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줄 몰랐어요.
1∼2회 동안은 강한 인상을 전달하려고 했어요.
그게 잘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욕은 배부르게 먹은 것 같아요(웃음). 드림즈로 돌아온 후에는 전에 욕하시던 분들이 제 SNS에 '임동규 선수 욕해서 미안하다'고 글을 올리시더라고요.
얼떨떨하기도 하고 책임감도 많이 생겨요.
"
날카롭고 매서운 이미지를 위해 약 두 달 동안 7㎏을 감량했다는 그는 "야구선수 역을 위해 준비를 더 많이 해야 했던 건 사실"이라며 "특정 선수를 참고하지는 않았지만, 동영상을 보며 야구 공부도 많이 하고 자세 교정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밝혔다.
"스포츠 드라마라 고민이 없지는 않았는데 막상 대본을 보니 스포츠 드라마가 아니더라고요.
야구팀을 위해 뒤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게 신선했어요.
감독님과 작가님을 만난 후엔 믿고 가도 되겠고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작품이라 생각했죠.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임동규는 빛날 수 없었다고 생각해요.
" 그는 "실제로는 임동규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인간 조한선은 명랑하다"고 웃으면서도 촬영장에서는 배역에 완전히 몰입했다고 밝혔다.
"현장에 있는 스태프와 동료들이 다 극 중 인물처럼 서로를 대해요.
주고받는 문자도 그렇게 하고요.
최근에 임동규로 인터뷰도 했는데 그게 어색하지 않더라고요.
참 재밌는 경험을 하는 것 같아요.
현장에 있는 배우들도 강두기(하도권 분), 서영주(차엽)로 보여요.
" 이어 "드림즈로 돌아온 임동규를 위해 팀원들이 임동규 응원가를 함께 부르고 춤을 추며 반겨주는 장면도 즉석에서 맞춘 것"이라며 "임동규가 드림즈에서 11년 동안 있었던 사람이고 함께 한솥밥 먹었던 동료들이니 그런 장난을 쳐도 즐거웠던 기억을 살려 유쾌하게 받아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조한선은 실제로는 한화이글스를 빙그레 시절부터 좋아한 골수팬이다.
하지만 이번 드라마를 촬영하며 SK와이번스를 좋아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프로야구팀 한화이글스의 오랜 팬이지만 드라마 촬영에 도움을 많이 받은 SK와이번스를 사랑하게 됐어요.
만약 SK에서 시타(유명인이 구단 홍보를 위해 야구 경기 개시 전 해당 구단 유니폼을 입고 공을 치는 행사)가 들어온다면, 도움을 받은 사람으로서 무조건해야 한다고 봐요.
정말 너무 많이 도와주셨어요.
" 그는 자신에게도 '임동규 같은 독기'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결혼 뒤에는 "가장이라는 책임감과 캐릭터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자세를 가지게 됐다"고 했다.
"저는 선택권이 많지 않은 배우였기 때문에 독기를 안 품을 수 없는 위치였어요.
한 역할을 맡으면 '올인'을 할 수밖에 없었죠. 계속 더 좋은 작품,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더 채워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미국과 캐나다 간 관세전쟁의 불씨를 스위스 초콜릿 브랜드 린트가 맞았다.4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며 스위스 초콜릿 제조업체 '린트 운트 슈프륑글리'(린트·사진)가 그동안 캐나다에서 판매하는 초콜릿 제품을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절반씩 생산해왔는데 관세전쟁 여파로 조만간 전량을 유럽에서 들여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부터 캐나다에서 수입한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했고 캐나다도 맞대응에 나섰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300억 캐나다달러(약 30조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즉각 부과한다고 발표했다.현재 린트는 미국 내 5개 공장에서 미국 판매용 제품은 물론 캐나다 수출용 제품도 생산하고 있어 관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린트 대변인은 폭스뉴스 디지털과 인터뷰에서 "상황을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관세 영향을 완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는 유럽 생산시설에서 캐나다와 멕시코와 같은 국가에 공급할 가능성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아달베르트 레흐너 린트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캐나다에 공급하는 물량의 전량을 유럽에서 조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운송 비용이 늘어나겠지만 관세로 인한 비용이 더 높을 것이라고 마틴 허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로이터 통신에 설명했다.또 유럽에서 생산된 초콜릿 제품이 미국산보다 캐나다에서 소비자 반발에 덜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방침 발표 이후 캐나다에서는 미국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어지기도 했다. 캐나다는 린트의 10대 주요 시장 중 하
어느 분야나 빼어난 실력자들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주목받는가 하면, 뒤늦게 재능을 꽃피우기도 한다. 그러나 모두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기억되는 건 아니다. 예술도 마찬가지. 수많은 천재, 또는 기재들이 명멸하는 가운데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꾸거나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관을 구축해낸 사람만이 오랜 세월 회자되기 마련이다.여기 스물셋 젊은 미대생이 1971년 ‘공심(空心)’이라 이름 붙인 회화 세 점이 있다. 창문 아래 한 여인이 누워 있는 평범한 그림인데, 점차 창이 일그러지더니 어느새 여인도 연기처럼 증발해버린다. 회화의 출발점이 현실의 재현(再現)이란 점에서 이 그림은 완성에서 미완으로 향하는 그림이다. 초현실주의 기법이 돋보이는 이 시리즈에선 회화의 본질을 허물고, 새롭게 바라보고자 하는 화가의 치열한 고민을 엿볼 수 있다.신성희(1948–2009)는 이 삼부작으로 1971년 ‘제2회 한국미술대상전’ 특별상을 받았다. 김환기가 직전 해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로 대상을 받아 잘 알려진 공모전이다. 촉망받는 작가로 인정받았지만, 그는 이후 주류를 벗어나는 행보를 보인다. 1960~1970년대 뜨겁게 달아 올랐던 실험미술에 뛰어드는 대신 회화에 몰두했다. 그렇다고 윗세대의 단색화를 추구하거나 아랫세대의 민중미술을 호응하지도 않았다. 신성희가 바라본 건 평면의 캔버스에 입체적인 공간을 구축해내는 ‘회화 너머의 회화’였다.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열리고 있는 신성희 개인전 ‘꾸띠아주, 누아주’는 그의 40년 화업을 통해 독창적인 회화를 완성한 과정을 살펴보는 귀한 전시다. 가장 독창적인 화가 중 한
40여년에 걸친 고(故) 김인겸(1945~2018)의 조각 여정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조각은 하나의 덩어리'라는 통념을 깨고 여러 부품을 조립해 만든 초기작이 첫 단추다. 주변 건축 환경과 어우러진 대형 설치작업 '프로젝트' 연작이 뒤를 이었다. 1995년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한국관이 개관했을 때 선보인 '프로젝트21-내추럴 넷'은 규모와 구성면에서 크고 복잡해졌다.이듬해 프랑스 퐁피두센터의 초청으로 파리 생활을 시작하면서 작가는 마지막 변곡점을 맞았다. 많은 게 단순해졌다. 종이 위에 그은 붓질이 면이 되고, 이런 면들이 모여 입체가 된다는 조각의 본질로 돌아갔다. 평면 같은 입체, 또는 입체 같은 평면…. 강철을 종이처럼 구부리고 자른 듯한 '접힌 조각' 시리즈가 태어난 배경이다.대구 봉산동 우손갤러리에서 열린 작가의 개인전 '조각된 종이, 접힌 조각'은 조각적 단순함을 추구한 작가의 말년 작업을 돌아본다. '스페이스리스(Space-Less)'와 '빈 공간(Emptiness)' 시리즈 20여점이 나와 있다. 김 작가의 딸인 김재도 홍익대 초빙교수가 전시 기획을 맡았고, 아들 김산 작가가 작품을 촬영했다.두 연작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듯 조응한다. '스페이스리스'는 넓적한 미술 도구인 스퀴즈로 물감과 먹을 얇게 펴 바른 종이 작업이다. 종이 위에 여러 층의 면을 겹쳐 그리며 입체감을 표현했다. '빈 공간'은 이런 이미지를 3차원 모형으로 구현한 조각이다. 강철과 스테인리스 스틸을 통해 입체적으로 제작됐지만 오히려 평면성이 두드러진다.1996년 파리로 건너간 작가가 '접힌 조각'을 내놓자 미술계에선 의아해했다. 이전해 베네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