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 결과 3월말 예상…최악의 경우 총 손실액 1조원 넘을 수도 개인투자자 비중 60%…'깡통 펀드' 속출 예상
약 1조7천억원 규모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이하 라임)이 자산 손실을 반영한 1차 평가 결과를 밝힘에 따라 관련 펀드들의 최종 손실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무역금융펀드의 경우 미국 헤지펀드의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에 연루돼 자산의 상당 부분이 훼손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투자금 회수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라임 사태로 인한 투자자들의 총 손실액은 1조원이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액 손실이 나는 '깡통 펀드'가 속출하면서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질 전망이다.
◇ '모자형' 복잡한 구조, 무역금융펀드 '사기 혐의'로 피해 키워 라임이 환매를 중단한 펀드는 '플루토 FI D-1호'(이하 플루토), '테티스 2호'(이하 테티스), '플루토 TF-1호'(이하 무역금융펀드), '크레디트 인슈어드 1호'(이하 CI펀드) 등 4개다.
라임의 펀드들은 한 개의 모펀드에 여러 개의 자(子)펀드가 연계된 '모자형' 구조를 취하고 있으며 4개 펀드에 투자한 자펀드는 총 173개(계좌 수 4천616개)다.
이 가운데 피해가 가장 심각한 펀드는 무역금융펀드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수탁고 2천408억원(개인투자자 1천687억원) 규모의 무역금융펀드는 이 펀드가 투자한 5개 해외 무역금융펀드의 손실이 2억 달러 이상으로 커질 경우 관련 자펀드 38개에서 전액 손실이 나게 된다.
이렇게 피해 규모가 커진 데는 라임과 증권사의 펀드 부실 은폐 등 사기 혐의가 있었다고 금융당국은 보고 있다.
라임은 2017년 5월부터 신한금융투자의 총수익스와프(TRS) 대출 자금을 사용해 해외 무역금융펀드 5개에 투자했는데, 그중 2개인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그룹'(IIG) 펀드에서 문제가 생겼다.
미국의 투자자문사인 IIG는 헤지펀드 손실을 숨기고 가짜 대출채권을 판매하는 등 증권사기 혐의로 작년 11월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등록 취소와 펀드 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받았다.
라임과 신한금투는 2018년 6월께부터 IIG펀드가 기준가를 산출하지 않았음에도 그해 11월까지 기준가가 매월 0.45%씩 상승한 것으로 임의 조정했다.
또 무역금융펀드의 환매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IIG펀드와 다른 해외 펀드 3개를 합쳐 모자형 구조로 바꾸고 부실을 다른 정상 펀드로 전가했다.
작년 1월께는 IIG펀드 투자금의 절반가량이 날아갈 수 있음을 알게 되고 다른 해외 무역금융펀드(BAF펀드)도 만기 6년의 폐쇄형으로 전환된다는 사실을 통보받자 투자 펀드를 싱가포르 소재 무역금융 중개회사의 해외 특수목적법인(SPC)에 장부가로 처분하고 5억 달러의 약속어음을 받았다.
그러나 IIG 펀드가 공식 청산 단계에 들어가는 바람에 약속어음 가운데 1억 달러(한화 1천183억원)의 원금이 이미 삭감된 상황이다.
게다가 이 약속어음이 고정이자(5%)와 원금을 만기 3∼5년에 걸쳐 조금씩 수취하는 조건이어서 나머지 원금의 조기 회수 가능성도 작아 보인다.
현재 회계 실사가 진행 중이지만, 금감원은 무역금융펀드의 투자 자산이 해외 기업의 약속어음이어서 실사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실사 완료 시점을 오는 3월 말로 예상했다.
라임과 함께 사기 혐의를 받는 신한금투는 무역금융펀드 관련 자펀드를 총 888억원어치 팔았고,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무역금융펀드 관련 약속어음을 일부 자산으로 편입한 CI펀드를 2천712억원어치나 팔았다.
◇ 총 손실액 1조원 넘을 수도…개인투자자 비중은 60% 라임은 환매 중단 모펀드 4개 가운데 2개인 플루토와 테티스의 순자산가치(NAV)가 작년 9월 말 대비 각각 4천415억원(손실률 49%), 709억원(손실률 30%)가량 줄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2개 모펀드 자산가치에서 총 5천100억원가량을 손실 처리했다는 뜻이다.
이는 삼일회계법인의 펀드 회계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라임의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에서 평가한 결과다.
그러나 2개 모펀드에 투자한 자펀드들의 개별 손실률은 더 높다.
증권사가 TRS 대출금을 먼저 회수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2개 모펀드와 관련해 TRS가 걸려 있는 자펀드는 29개(4천364억원)다.
라임은 해당 자펀드들의 TRS 금액과 이로 인한 손실액은 정확히 공개하지 않았지만, 2개 모펀드를 100% 편입한 일부 자펀드들은 TRS 회수로 전액 손실을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사가 진행 중인 무역금융펀드는 라임이 밝힌 예상 손실률이 50%이므로 최소 1천200억원가량을 손실액으로 봐야 한다.
또 CI 펀드(2천464억원)가 투자한 플루토와 무역금융펀드 관련 자산 손실분을 추정치(50% 손실 추정, 600억원)로 반영하면 4개 모펀드의 총 손실액은 6천9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삼일회계법인의 회계 실사 결과를 기준으로 보수적으로 따지면 손실액은 더 커진다.
삼일회계법인은 장부가액 기준 플루토(1조2천337억원)와 테티스(2천931억원)의 자산 회수금액 최소치를 각각 6천222억원, 1천692억원으로 추정했는데, 이를 손실률로 따지면 플루토가 49.6%, 테티스가 42.3%다.
이 손실률을 자펀드 수탁고 기준으로 적용하면 플루토 자펀드(1조91억원) 가운데 5천5억원, 테티스 자펀드(3천207억원) 가운데 1천357억원이 손실로 잡혀 도합 손실액이 6천362억원이 된다.
여기에 무역금융펀드가 전액 손실을 본다고 가정하면 이 펀드 2천400억원과 CI펀드 내 무역금융펀드 자산 손실액(500억원), 플루토 자산 손실분(50% 추정, 360억원)을 더해 총 손실액이 9천600억원가량으로 불어난다.
CI 펀드의 경우 3개 모펀드 관련 자산 외에 다른 자산도 포함하고 있어 나머지 자산(1천245억원)의 회수 여부에 따라 손실액은 더 커질 수 있다.
다만 무역금융펀드는 아직 실사가 진행 중이어서 손실액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한편 라임 사태의 손실 규모와 펀드 운용상의 부실, 사기 혐의가 보다 구체적으로 공개되자 투자자들의 반발도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라임 펀드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큰 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전체 환매 중단 자펀드 설정액(1조6천679억원) 가운데 개인투자자 설정액(9천941억원) 비중은 60% 정도다.
개인투자자들은 플루토와 테티스에 각각 6천41억원, 2천56억원을 투자했다.
무역금융펀드에는 1천687억원, CI펀드에는 1천727억원을 넣었다.
비중으로 따지면 무역금융펀드의 개인투자자 비중이 69.2%로 가장 크고, 플루토(59.9%), 테티스(54.8%), CI(58.6%)는 비슷한 수준이다.
산술적으로 추정하면 라임 펀드 손실액이 1조원에 달할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피해 금액은 6천억원가량이 된다.
국내 대표 해운사인 HMM의 컨테이너 사업 매출 비중은 85%에 이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례 없는 해운업 호황이 이어진 2021~2022년 50%가 넘었던 영업이익률은 2023년 7%로 추락했다. HMM이 SK해운의 탱커선과 액화석유가스(LPG)선, 벌크선 사업부 인수에 나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운임 변동폭이 큰 컨테이너선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 벌크선 앞세워 불황 대비2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SK해운 인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발(發) 관세 장벽이 예고된 가운데 컨테이너선 운임 하락에 대비하려면 벌크선 선복량 확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벌크선은 포장하지 않은 화물을 그대로 실을 수 있는 화물 전용선이다. 철광석 유연탄 등 원자재를 주로 실어 나른다. 유조선과 LNG운반선, 자동차 운반선(PCTC) 등도 넓은 의미의 벌크선 사업에 포함된다. 업계에선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이 상호 보완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 벌크선은 컨테이너선과 달리 장기 운송 계약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내며 해운업 불황기에 효자 역할을 한다.작년에도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의 업황은 완전히 달랐다. 컨테이너선 시황을 보여주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중동 전쟁 등 여파로 2023년 말 1759.58에서 지난해 말 2460.34로 상승했지만, 벌크선 시황을 나타내는 발틱건화물선지수(BDI)는 중국 경기 둔화 여파로 같은 기간 2094에서 997로 하락했다.2010년대까지만 해도 HMM의 컨테이너와 벌크선 사업 비중은 6 대 4 정도로 큰 차이가 없었다. 컨테이너선에 주력해온 HMM은 글로벌 해운 업황이 악화하자 벌크선 사업을 잇달아 매각했다. HMM은 현재
HMM이 2조원을 들여 SK해운의 탱커선과 액화석유가스(LPG)선, 벌크선 사업부 인수에 나섰다. 운임 변동폭이 큰 컨테이너선에 치우친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서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MM은 SK해운의 탱커선과 LPG선, 벌크선 사업부 등을 인수하기 위해 실사를 벌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HMM은 다음달 실사를 마치고 이르면 4월 SK해운 인수 안건을 이사회에 올릴 예정이다. 인수 가격은 2조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HMM이 SK해운 인수에 나선 것은 85%에 달하는 컨테이너 사업 비중을 떨어뜨리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탱커선 등 벌크 사업은 화주와 장기 계약을 맺는 특성상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HMM, 벌크선 비중 '벌크업' 컨선에 집중된 사업 다각화 나선다국내 대표 해운사인 HMM의 컨테이너 사업 매출 비중은 85%에 이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례 없는 해운업 호황이 이어진 2021~2022년 50%가 넘었던 영업이익률은 2023년 7%로 추락했다. HMM이 SK해운의 탱커선과 액화석유가스(LPG)선, 벌크선 사업부 인수에 나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운임 변동폭이 큰 컨테이너선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 벌크선 앞세워 불황 대비2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SK해운 인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발(發) 관세 장벽이 예고된 가운데 컨테이너선 운임 하락에 대비하려면 벌크선 선복량 확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벌크선은 포장하지 않은 화물을 그대로 실을 수 있는 화물 전용선이다. 철광석 유연탄 등 원자재를 주로 실어 나른다. 유조선과 LNG운반선, 자동차 운반선(PCTC) 등도 넓은 의미의 벌크선 사업에 포
한국 정부가 중국산 후판에 고율의 잠정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은 ‘고육지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출 중심인 한국의 경제 구조상 스스로 무역장벽을 세우는 것에 신중할 수밖에 없어서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 철강 관세를 예고하면서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것으로 보여 더 이상 중국발 저가 공세를 방치할 수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세계 철강 시장이 공급과잉과 보호무역의 악순환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20일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세계 71개국의 지난해 조강 생산량은 18억8260만t이었다. 사상 최대치를 찍은 2021년 19억6251만t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지난해 철강 수요량 17억9310만t을 훌쩍 뛰어넘었다. 세계적으로 8050만t의 철강이 남아도는 셈이다. 한국의 1년 조강 생산량(6300만t)을 넘어서는 규모다. 이 중 대부분이 중국산으로 추정된다. 중국이 위축된 내수시장에서 팔리지 않는 철강을 싼 가격에 전 세계로 밀어내는 것이다.세계 각국은 무역 구제 조치에 나섰다. 지난해 멕시코와 칠레, 브라질,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등이 28건의 중국산 철강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2023년에는 3건에 불과했는데 크게 늘어났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철강 시장은 국가별로 서로 남는 물량을 밀어내며 혼탁해진 지 오래”라며 “그동안 소극적이던 한국도 통상 여건이 나빠지다 보니 대응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런 상황에서 트럼프의 25% 관세는 시장 혼탁을 가중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미국 수출길이 막히면 각국 철강사들이 미국 외 시장으로 더 싼 값에 제품을 밀어낼 수밖에 없어서다. 관세 영향으로 미국 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