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일찍 출근하는 권광석…우리銀 '산더미 과제' 해결책 찾는다
권광석 우리은행장 내정자(사진)가 임기 시작 한 달 전부터 이른 출근길에 나선다. 파생결합펀드(DLF)·라임 사태, 비밀번호 도용 사건 등 현안을 미리 파악하고 비상 경영을 준비하겠다는 취지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권 내정자는 오는 17일부터 남창동 우리은행 서울연수원에 마련한 외부 집무실로 출근한다. 은행 임원들로부터 각종 현안 보고를 받고 회의도 일부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대표로 있는 새마을금고 신용공제 부문을 이끌 후임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당분간 ‘두 집 살림’이 불가피하다.

행장 내정자가 정식 선임 이전부터 출근하는 건 이례적이다. 우리금융 계열사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 11일 권 내정자를 차기 우리은행장 단독 후보로 결정했다. 다음달 23일 우리은행 이사회에서 의결하면 선임이 확정된다. 5주가량 일찍 출근길에 나서는 것은 그만큼 우리은행에 쌓여 있는 현안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DLF 관련 금융위의 기관 제재가 다음달 초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영업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은행 징계 수위가 정해진다. 라임 펀드 판매 문제와 비밀번호 도용 사건도 곧 금융감독원의 제재심의위원회에 잇따라 오를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권 내정자가 2년가량 은행 외부에 나가 있었던 만큼 현안을 꼼꼼하게 다시 들여다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탄탄한 외부 네트워크를 활용해 문제 해결에 나서주기를 내부에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포인트 인사’ 계획도 논의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행장 선임과 함께 큰 틀의 조직 인사를 끝냈다. 권 내정자 취임 후엔 일부 추가 인사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행장 임기가 이례적으로 짧게 결정된 것도 이른 출근 배경으로 꼽힌다. 우리금융 임추위는 권 행장 임기를 다음달 3월부터 1년으로 통보했다. 과거 행장 임기는 대부분 2년이었다. 이번에는 1년 임기 이후 경영 성과에 따라 연임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사회는 권 내정자에게 임기 중 조직 재정비와 고객 신뢰 회복 두 가지를 최우선 경영 과제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