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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삼성의 '공든 탑'이 양대 노총의 전리품이 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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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그룹 계열사들에 노동조합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동조합조직위원회가 상급단체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최근 지정했다. 작년 11월엔 삼성전자, 올해 2월엔 삼성화재에 한국노총을 상급단체로 한 노조가 설립됐다. 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세(勢) 불리기’ 경쟁이 삼성 내 노조 확산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노조 확산으로 곳곳에서 위기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삼성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맏형’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전 세계에서 688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팔아 7070만 대를 판매한 애플에 1위를 빼앗겼다. 삼성전자의 분기 판매량이 애플에 뒤진 것은 2년 만이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2.0%에 머물러 전년(24.1%)의 절반 밑으로 떨어졌다.

    삼성 주요 계열사들의 수익성은 앞으로 더 나빠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노조의 고질적인 고비용·저효율 문화가 생산성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삼성은 창립 이후 80여 년간 실질적 ‘무(無)노조 경영’을 이어왔다. “최고의 근로 환경을 조성해 전 임직원이 노조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의 철학을 실천했다. 무노조 경영이 세계 최고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럼에도 삼성은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을 계기로 지난해 12월 ‘무노조 경영’을 포기했다.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 정립’을 위해 노조에 문을 열었다.

    공은 양대 노조에 넘어갔다. 강성 노조에 대한 삼성 직원들의 반감은 상당하다. ‘전리품’ 챙기듯 삼성 계열사들을 접수해 정치 투쟁에 나서는 것으로는 삼성 직원들의 마음을 살 수 없다. 회사 발전을 위해 사측과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는 ‘상생 노조’의 전범(典範)을 일궈나가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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