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연정? 우파연정?…아일랜드 정부 구성 어떻게 되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신페인당, 가장 많은 1순위 득표…좌파 성향 정당 모아 연정 구성 타진
제1당 유력 공화당, 신페인당·통일아일랜드당과 연정 구성 배제 안 해 지난 8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아일랜드 기존 양대 정당이 주춤한 가운데 제3당인 신페인당이 급부상하면서 향후 정부 구성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공영 RTE 방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아일랜드 하원 총 160석 중 108석의 주인공이 가려졌다.
구체적으로 신페인당(Sinn Fein)이 36석으로 가장 많았고, 공화당(Fianna Fail) 24석, 통일아일랜드당(Fine Gale) 20석, 녹색당 7석 등이다.
개표는 이날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아일랜드 하원의석은 총 160석이지만 의장은 자동적으로 당선되는 만큼 모두 159명의 의원이 새롭게 뽑힐 예정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어느 정당도 단독으로 정부를 꾸릴 수 있는 과반(80석)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에 따라 당분간 정부 구성을 둘러싸고 정당 간 치열한 합종연횡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신페인당 급부상…양대 정당 체제 붕괴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의 통일을 추구하는 좌파 성향의 신페인당은 이번 총선에서 가장 많은 24.5%의 1순위 표를 획득했다.
이어 제1야당이었던 공화당이 22.2%, 리오 버라드커 총리가 이끄는 집권 통일아일랜드당이 20.9%를 획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일랜드 정치 지형이 기존 양대 정당 중심에서 신페인당의 가세로 3개 주요 정당 체제로 재편되는 셈이다.
아일랜드가 영국에서 독립한 1921년 이래로 보수 우파 성향의 통일아일랜드당과 공화당이 줄곧 정권을 주고받아왔다.
아일랜드는 이양식 투표제(STV·single transferable vote)라는 독특한 비례대표 형태의 선거제도를 갖고 있다.
유권자는 투표 시 가장 선호하는 후보부터 순서를 매길 수 있다.
유권자가 가장 선호하는 후보가 당선 기준 이상의 득표를 하거나, 아예 탈락할 경우 이 유권자의 표는 2순위, 3순위 선호 후보에게로 전이된다.
이에 따라 가장 많은 1순위 표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제1당 지위는 신페인당이 아닌 공화당이 차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신페인당은 이번 총선에 42명의 후보만 출마, 가장 많은 1순위 득표율에도 불구하고 의석수는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양대 정당인 공화당과 통일아일랜드당은 각각 84명과 82명이 입후보했다.
이에 따라 신페인당의 1순위 표 중 상당수는 다른 정당의 후보에게도 돌아간다.
신페인당이 좌파성향인 만큼 이들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이 2순위, 3순위로 다른 좌파 성향 정당에 표를 던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집권 통일아일랜드당은 이번 총선에서 최종적으로 30석 중후반대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2016년 총선에서는 공화당이 25.5%, 통일아일랜드당이 24.3%, 신페인당이 13.8%의 1순위 정당 득표율을 기록했다.
총선 직전 의회 해산 당시 의석은 통일아일랜드당 47석, 공화당 45석(의장 제외), 신페인당 22석, 노동당 7석, '이익에 앞선 연대'(Solidarity People Before Profit) 6석, 무소속 22석 등이었다.
◇ 신페인당 연정 구성 핵심변수될 듯…"중소정당과 이미 접촉"
단독 과반 정당이 없는 만큼 이번 총선 최종 결과가 확정되면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페인당은 국민의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만큼 연정 구성에 신페인당이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메리 루 맥도널드 신페인당 대표는 전날 연정 구성 논의에서 신페인당을 배제하는 것은 "비민주적"이라고 지적했다.
맥도널드 대표는 "이번 총선은 변화에 관한 것이었다"면서 "놀라운 사실은 정치적 기득권층, 공화당과 통일아일랜드당이 이를 부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여전히 국민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위한 정부를 원한다.
공화당과 통일아일랜드당 없는 정부 구성을 원한다.
이것이 가능한지 타진하기 위해 다른 정당들과 접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신페인당은 녹색당, 사회민주당, '이익에 앞선 연대' 등 중소정당과 연합해 좌파 성향 연정 구성을 우선 시도할 계획이다.
보수우파 성향으로 비슷한 정책 노선을 갖고 있는 공화당과 통일아일랜드당은 총선 캠페인 기간 정부 구성에 있어 신페인당과는 손을 잡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신페인당은 북아일랜드 내전 당시 수많은 폭력사태를 불러왔던 북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전 정치조직이다.
통일아일랜드당과 공화당은 신페인당이 과거 유혈분쟁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좌파 성향의 신페인당과는 정책적 노선에도 차이가 있다.
신페인당은 수년 내 아일랜드 통일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화당과 통일아일랜드당 역시 중장기적으로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의 통일이 필요하지만, 지금은 이를 묻기에 적절한 때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총선 이후 신페인당의 급부상이 확실시되면서 공화당과 통일아일랜드당의 입장에는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통일아일랜드당 대표인 버라드커 총리는 여전히 신페인당과 손을 잡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내 견해는 캠페인 기간 말했던 것과 똑같다.
그것은 선거 전략이 아니었다"면서 "신페인당과의 연정은 옵션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마틴 공화당 대표는 그러나 신페인당은 물론 통일아일랜드당과의 연정 구성 배제 입장을 명확하게 나타내지 않고 있다.
마틴 대표는 선거 캠페인 기간에는 이들 두 정당과 연정 구성을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 신페인당과의 연정 구성 가능성을 제기하자 마틴 대표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지나친 추측을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도박업체 패디 파워는 공화당과 신페인당, 녹색당이 함께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을 여러 연정 시나리오 중 가장 큰 25%로 내다봤다.
◇ 우파 연정·추가 총선 가능성도 배제 못 해
신페인당을 배제하고 앙숙지간인 공화당과 통일아일랜드당이 우파 연정을 구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버라드커 총리는 2016년 총선에서 과반에 실패한 뒤 소수정부를 이끌어왔다.
통일아일랜드당은 당시 총선 이후에도 두 달 넘게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다가 공화당과 '신임과 공급'(confidence and supply) 협정을 통해 가까스로 정부를 출범시켰다.
통일아일랜드당이 공화당의 특정 정책을 지지하는 대신 공화당은 예산안이나 각료 신임 등과 관련해 통일아일랜드당과 함께 하는 내용이었다.
이번 총선에서 공화당이 1당이 되면 역으로 '신임과 공급' 협정을 맺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화당이 소수 정부를 구성하고 통일아일랜드당이 이를 지지하는 형식이다.
아예 두 정당이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대연정을 구성, 함께 정부를 꾸리는 방안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통일아일랜드당과 공화당은 정치적 색깔은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통일아일랜드당이 중산층에 인기가 있다면, 공화당은 노동자 계층의 선호가 조금 큰 것으로 여겨진다.
아일랜드는 2008년 경제위기에 따른 부동산 거품 붕괴와 은행 부실로 유럽연합(EU) 등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정권은 공화당에서 통일아일랜드당으로 넘어갔다.
이번에 정부 구성이 실패할 경우 또 다른 총선을 실시할 수도 있다.
2016년 총선 이후 정부 구성까지 70일가량이 걸린 만큼 이번에도 정부 구성을 둘러싼 혼란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구성을 위한 논의가 지속되는 동안에는 현 버라드커 총리와 각료들이 계속 정부를 운영하게 된다.
/연합뉴스
제1당 유력 공화당, 신페인당·통일아일랜드당과 연정 구성 배제 안 해 지난 8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아일랜드 기존 양대 정당이 주춤한 가운데 제3당인 신페인당이 급부상하면서 향후 정부 구성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공영 RTE 방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아일랜드 하원 총 160석 중 108석의 주인공이 가려졌다.
구체적으로 신페인당(Sinn Fein)이 36석으로 가장 많았고, 공화당(Fianna Fail) 24석, 통일아일랜드당(Fine Gale) 20석, 녹색당 7석 등이다.
개표는 이날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아일랜드 하원의석은 총 160석이지만 의장은 자동적으로 당선되는 만큼 모두 159명의 의원이 새롭게 뽑힐 예정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어느 정당도 단독으로 정부를 꾸릴 수 있는 과반(80석)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에 따라 당분간 정부 구성을 둘러싸고 정당 간 치열한 합종연횡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신페인당 급부상…양대 정당 체제 붕괴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의 통일을 추구하는 좌파 성향의 신페인당은 이번 총선에서 가장 많은 24.5%의 1순위 표를 획득했다.
이어 제1야당이었던 공화당이 22.2%, 리오 버라드커 총리가 이끄는 집권 통일아일랜드당이 20.9%를 획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일랜드 정치 지형이 기존 양대 정당 중심에서 신페인당의 가세로 3개 주요 정당 체제로 재편되는 셈이다.
아일랜드가 영국에서 독립한 1921년 이래로 보수 우파 성향의 통일아일랜드당과 공화당이 줄곧 정권을 주고받아왔다.
아일랜드는 이양식 투표제(STV·single transferable vote)라는 독특한 비례대표 형태의 선거제도를 갖고 있다.
유권자는 투표 시 가장 선호하는 후보부터 순서를 매길 수 있다.
유권자가 가장 선호하는 후보가 당선 기준 이상의 득표를 하거나, 아예 탈락할 경우 이 유권자의 표는 2순위, 3순위 선호 후보에게로 전이된다.
이에 따라 가장 많은 1순위 표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제1당 지위는 신페인당이 아닌 공화당이 차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신페인당은 이번 총선에 42명의 후보만 출마, 가장 많은 1순위 득표율에도 불구하고 의석수는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양대 정당인 공화당과 통일아일랜드당은 각각 84명과 82명이 입후보했다.
이에 따라 신페인당의 1순위 표 중 상당수는 다른 정당의 후보에게도 돌아간다.
신페인당이 좌파성향인 만큼 이들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이 2순위, 3순위로 다른 좌파 성향 정당에 표를 던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집권 통일아일랜드당은 이번 총선에서 최종적으로 30석 중후반대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2016년 총선에서는 공화당이 25.5%, 통일아일랜드당이 24.3%, 신페인당이 13.8%의 1순위 정당 득표율을 기록했다.
총선 직전 의회 해산 당시 의석은 통일아일랜드당 47석, 공화당 45석(의장 제외), 신페인당 22석, 노동당 7석, '이익에 앞선 연대'(Solidarity People Before Profit) 6석, 무소속 22석 등이었다.
◇ 신페인당 연정 구성 핵심변수될 듯…"중소정당과 이미 접촉"
단독 과반 정당이 없는 만큼 이번 총선 최종 결과가 확정되면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페인당은 국민의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만큼 연정 구성에 신페인당이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메리 루 맥도널드 신페인당 대표는 전날 연정 구성 논의에서 신페인당을 배제하는 것은 "비민주적"이라고 지적했다.
맥도널드 대표는 "이번 총선은 변화에 관한 것이었다"면서 "놀라운 사실은 정치적 기득권층, 공화당과 통일아일랜드당이 이를 부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여전히 국민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위한 정부를 원한다.
공화당과 통일아일랜드당 없는 정부 구성을 원한다.
이것이 가능한지 타진하기 위해 다른 정당들과 접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신페인당은 녹색당, 사회민주당, '이익에 앞선 연대' 등 중소정당과 연합해 좌파 성향 연정 구성을 우선 시도할 계획이다.
보수우파 성향으로 비슷한 정책 노선을 갖고 있는 공화당과 통일아일랜드당은 총선 캠페인 기간 정부 구성에 있어 신페인당과는 손을 잡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신페인당은 북아일랜드 내전 당시 수많은 폭력사태를 불러왔던 북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전 정치조직이다.
통일아일랜드당과 공화당은 신페인당이 과거 유혈분쟁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좌파 성향의 신페인당과는 정책적 노선에도 차이가 있다.
신페인당은 수년 내 아일랜드 통일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화당과 통일아일랜드당 역시 중장기적으로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의 통일이 필요하지만, 지금은 이를 묻기에 적절한 때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총선 이후 신페인당의 급부상이 확실시되면서 공화당과 통일아일랜드당의 입장에는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통일아일랜드당 대표인 버라드커 총리는 여전히 신페인당과 손을 잡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내 견해는 캠페인 기간 말했던 것과 똑같다.
그것은 선거 전략이 아니었다"면서 "신페인당과의 연정은 옵션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마틴 공화당 대표는 그러나 신페인당은 물론 통일아일랜드당과의 연정 구성 배제 입장을 명확하게 나타내지 않고 있다.
마틴 대표는 선거 캠페인 기간에는 이들 두 정당과 연정 구성을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 신페인당과의 연정 구성 가능성을 제기하자 마틴 대표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지나친 추측을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도박업체 패디 파워는 공화당과 신페인당, 녹색당이 함께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을 여러 연정 시나리오 중 가장 큰 25%로 내다봤다.
◇ 우파 연정·추가 총선 가능성도 배제 못 해
신페인당을 배제하고 앙숙지간인 공화당과 통일아일랜드당이 우파 연정을 구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버라드커 총리는 2016년 총선에서 과반에 실패한 뒤 소수정부를 이끌어왔다.
통일아일랜드당은 당시 총선 이후에도 두 달 넘게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다가 공화당과 '신임과 공급'(confidence and supply) 협정을 통해 가까스로 정부를 출범시켰다.
통일아일랜드당이 공화당의 특정 정책을 지지하는 대신 공화당은 예산안이나 각료 신임 등과 관련해 통일아일랜드당과 함께 하는 내용이었다.
이번 총선에서 공화당이 1당이 되면 역으로 '신임과 공급' 협정을 맺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화당이 소수 정부를 구성하고 통일아일랜드당이 이를 지지하는 형식이다.
아예 두 정당이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대연정을 구성, 함께 정부를 꾸리는 방안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통일아일랜드당과 공화당은 정치적 색깔은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통일아일랜드당이 중산층에 인기가 있다면, 공화당은 노동자 계층의 선호가 조금 큰 것으로 여겨진다.
아일랜드는 2008년 경제위기에 따른 부동산 거품 붕괴와 은행 부실로 유럽연합(EU) 등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정권은 공화당에서 통일아일랜드당으로 넘어갔다.
이번에 정부 구성이 실패할 경우 또 다른 총선을 실시할 수도 있다.
2016년 총선 이후 정부 구성까지 70일가량이 걸린 만큼 이번에도 정부 구성을 둘러싼 혼란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구성을 위한 논의가 지속되는 동안에는 현 버라드커 총리와 각료들이 계속 정부를 운영하게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