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의 2대 주주인 미국계 투자회사가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에 이어 또 다른 주요 주주가 일반투자로 주식 보유 목적을 바꾸면서 KB금융에 주주 가치 제고와 관련한 구체적인 요구가 뒤따를지 주목된다.

'KB금융 2대 주주' 美 투자사, 주주가치 관련 제안 고려할까
KB금융은 10일 프랭클린 템플턴그룹의 지주사인 프랭클린 리소시즈가 최근 KB금융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바꿨다고 공시했다. 프랭클린 리소시즈는 KB금융 지분을 4.8%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지분율 9.97%)에 이은 2대 주주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프랭클린 리소시즈가 보유 목적을 바꾼 의도에 주목하고 있다.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간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주주 가치 증대 등과 관련된 제안을 하려는 투자자는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KB금융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프랭클린 리소시즈는 KB금융의 오랜 투자자다. KB금융이 2008년 10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기 전부터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투자 기간은 20년 가량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꾸준히 장내에서 매매를 거듭하며 2010년에는 한때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선 프랭클린 리소시즈가 주주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제안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KB금융은 최근 자사주 소각 계획에 이어 총 8611억원(주당 시가배당률 4.5%)의 배당 계획을 발표했다. 발표 당시 증권가에서는 시장 기대를 웃도는 주주 환원 방안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럼에도 KB금융 주가는 하락하고 있다. 주가 부양을 요구하는 제안이 프랭클린 리소시즈에서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KB금융은 전 거래일보다 1150원(2.59%) 하락한 4만3250원으로 마감했다. 올 들어 주가는 9.23% 떨어졌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