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영화제 일정 대부분 끝나"
10일 코스닥시장에서 바른손이앤에이는 385원(19.25%) 오른 2385원에 마감했다. 이날 전체 증시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거래대금 규모 2위(3472억원)를 기록하는 등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집중됐다. 개인투자자는 이날 하루에만 바른손이앤에이 주식 2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바른손이앤에이는 영화 기생충의 제작사다. 이날 기생충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과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까지 4관왕을 차지했다. 이 덕분에 바른손이앤에이 자회사인 바른손도 이날 하루 29.88% 급등했고, 투자·배급사인 CJ ENM도 2.35% 올랐다.
기생충 관련주는 국제 영화제 수상 일정과 함께 주가가 출렁였다. 바른손이앤에이는 작년 5월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뒤 주가가 장중 3285원(5월 31일)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후 급락을 거듭하면서 그해 8월 1350원으로 폭락했다. 이후 올 들어 기생충이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받고 아카데미 수상 기대가 커지며 반등세를 보여 왔다.
하지만 기생충이 주요 메이저 영화제 일정을 대부분 소화한 상태여서 ‘시상식 특수’로 주가 급등이 계속될지는 의문이란 평가다. 바른손이앤에이는 지난해 영업손실 183억원을 기록하는 등 최근 실적이 좋지 않다. 영화제작과 함께 회사의 주요 사업인 게임 사업 부진이 영향을 주고 있다. 2018년 넥슨을 통해 선보인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스텔리아’는 흥행 부진으로 올해부터 바른손이앤에이의 자체 서비스로 전환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충격을 받은 CJ ENM도 기생충 흥행만으로 반등하기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조용선 SK증권 연구원은 “광고 시장의 대외 불확실성이 커졌고, 영화 부문에선 ‘신의 한 수:귀수편’이 손익분기점(BEP)에 미달하는 등 CJ ENM의 작년 4분기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