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완 회장, BNK금융그룹 3년 더 이끈다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사진)의 연임이 확정됐다. 김 회장은 다음달 22일 임기 만료 후 한 차례 연임해 3년간 더 BNK금융을 이끌게 됐다.

BNK금융은 6일 부산 문현동 부산은행 본점에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김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임추위는 이날 김 회장을 상대로 최종 면접을 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

임추위는 1월 말부터 차기 회장 후보 선정 작업을 벌여왔다. 지난 4일엔 김 회장, 빈대인 부산은행장, 황윤철 경남은행장, 이두호 BNK캐피탈 사장, 성명환 BNK저축은행 사장 등 후보 다섯 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봤다. 다른 후보 대부분이 경영 연속성을 고려해 김 회장의 연임을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BNK금융 지배구조 내부 규범에는 회장 연임을 1회까지 허용하고 있다.

김지완 회장, BNK금융그룹 3년 더 이끈다
임추위 측은 “경영성과와 역량, 자격요건 적합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했다”며 “김 회장은 비은행과 비이자 부문을 키우는 형태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강화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2017년 9월 취임 후 증권·자산운용 등 자본시장 부문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비은행 부문 사업을 강화하면서 그룹 전반의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임직원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기업문화를 개선한 점도 주요 활동으로 꼽힌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성세환 전 BNK금융 회장의 주가 시세 조작, 채용 비리 등으로 흐트러진 조직 분위기를 단기간에 다잡았다는 평가다.

김지완 회장, BNK금융그룹 3년 더 이끈다
BNK금융은 지난해 562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이날 발표했다. 2018년보다 12.0% 증가한 수준이다. 중요 사업 기반인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자동차 경기가 회복된 영향도 컸다는 분석이다.

BNK금융 내부에선 ‘김지완 회장 2기’ 체제의 최우선 과제로 디지털 전환을 꼽는다. 그룹 전반의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다. 인터넷·모바일 등을 기반으로 한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지역 고객 기반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회장의 풍부한 경험과 관록은 장점이지만 빠른 변화를 추진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있다”며 “김 회장 2기 체제에선 확실한 변화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1946년생(73세)으로, 국내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 중 최고령이다. 다른 금융지주는 회장 임기를 70세로 제한하지만, BNK금융은 나이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김 회장은 다음달 열리는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BNK금융은 조만간 부산은행, 경남은행, BNK캐피탈 등 계열사 7곳에 대한 차기 CEO 선정 작업에도 나설 계획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