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체포 후 영장 청구했으나 법원서 기각…보강 수사 계속
검찰, 6천700억 채권 '캄코시티 사태' 주범 다시 소환
검찰이 부산저축은행의 부실 대출로 벌어진 이른바 '캄코시티' 사건의 핵심 피의자를 다시 불러 조사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 11부(진철민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캄코시티 사업 시행사인 월드시티 대표 이모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이씨는 2000년대 부산저축은행 그룹에서 거액을 대출받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신도시를 건설하는 '캄코시티' 사업을 추진했다.

국내에는 랜드마크월드와이드(LMW)라는 법인을 두고, 캄보디아에는 현지법인 월드시티를 통해 사업을 진행했다.

당시 사업은 무리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로 파산해 중단됐다.

사업에 2천369억원을 투자한 부산저축은행도 함께 파산했다.

파산관재인인 예금보험공사는 지연이자를 포함해 6천700여억원의 채권을 회수하지 못했다.

검찰은 예금보험공사의 수사 의뢰 등을 토대로 이씨가 월드시티 등 회사자금을 빼돌린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해왔다.

이씨는 채권 회수를 피하기 위해 담보로 제공하기로 한 부동산을 몰래 팔거나 자산을 빼돌리는 등 강제집행을 피한 혐의도 받는다.

이씨는 최근 1년여 동안 캄보디아에서 도피 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11월 국내로 송환됐다.

귀국과 동시에 이씨를 체포한 검찰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강제집행면탈, 예금자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현 단계에서 곧바로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피의자가 해외에 장기체류하면서 수사기관의 출석요구에 불응하는 행태를 보인 점은 구속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사유가 될 수 있다"면서도 "피의자에 대한 체포영장 범죄사실과 구속영장 청구서 범죄사실이 사실관계 구성이나 법률적용에서 상당한 다른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건을 담당하던 외사부는 최근 직제 개편으로 출입국·관세 범죄를 전담하는 형사 11부로 간판을 바꿔 달고 수사를 이어오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를 상대로 보강 수사를 거친 뒤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