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대응 여부가 국제 금융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브라질 중앙은행은 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4.50%에서 4.25%로 0.25%포인트 내렸다.

브라질이 1996년 이 기준금리를 도입한 이래 역대 최저 수준이다.

태국도 같은 날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1.00%로 종전보다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들 나라의 금리 인하 결정이 전적으로 신종 코로나 사태에 의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신종 코로나의 진원지인 중국의 인민은행은 지난 3일 역(逆)RP(환매조건부채권·레포) 금리를 내리고, 2004년 이후 하루 최대 규모인 1조2천억 위안(약 204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은행에 공급했다.

중국에서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의 인하 가능성도 높아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중앙은행의 돈줄 풀기 조짐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있다.

필리핀 중앙은행 총재도 금리 인하를 암시한 상태이고 싱가포르 금융 당국도 신종 코로나로 경제가 더 악화되면 통화 정책을 쓸 여력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은 지난주 신종코로나 사태가 한두분기 내에 해결되면 미국 경제 전반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와일드카드(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표현했다.

물론 미국을 비롯해 주요국 금리가 이미 사상 최저 수준이라는 점에서 추가 금리 인하를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사태가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추가적인 통화 완화 정책 가능성을 높이고 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연준 출신으로 현재 민간 연구소인 코너스톤 매크로에 근무하는 로베르토 페릴은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은 확실히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경제 분석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도 이날 낸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 사태의 여파로 연준이 예상보다 일찍 개입할 수 있다"며 연준이 6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종코로나, 세계 중앙은행 돈줄 풀기 '방아쇠' 되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