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방문 병원 2곳 즉각 폐쇄…어린이집 휴원 명령
다중이용시설도 폐쇄…유치원·학교 휴업도 협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17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경기 구리시가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이 확진자는 종합병원을 포함한 병원 3곳과 음식점, 마트 등을 방문하고 지하철,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했던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구리시는 2015년 중동호흡기증훈군(메르스) 사태 때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메르스 악몽' 겪은 구리시, 신종코로나 발생에 '비상'
질병관리본부는 5일 오전 9시 구리에 사는 38세 한국인 남성이 신종코로나 17번째 환자로 판명됐다고 발표했다.

구리시 재난대책본부는 이날 긴급회의를 열고 확산 방지를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대책본부는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팀과 함께 이 남성의 이동 경로와 접촉자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이 남성이 발열 증상 때문에 찾았던 한양대 구리병원 응급실 등에서 접촉자 등을 파악하고 있다.

이후에도 열이 내리지 않아 추가로 진료를 받은 시내 의원 2곳은 건물 전체를 폐쇄했다.

접촉자로 확인되면 자가 격리토록 조치하고 손 소독제 등 위생 세트를 나눠 줄 계획이다.

또 2주간 전담 공무원을 지정, 매일 발열과 호흡기 증상 유무를 확인하기로 했다.

'메르스 악몽' 겪은 구리시, 신종코로나 발생에 '비상'
이 남성은 지난달 18∼24일 싱가포르 세미나에 참석한 뒤 귀국, 일주일 넘게 구리시 음식점과 마트 등을 다니고 지하철,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대책본부는 대중교통 등 이 남성의 이동 경로에 대한 소독을 확대했다.

14일간 시립도서관 등 다중이용시설을 폐쇄하고 행사를 취소하도록 했다.

이 기간 어린이집 휴원을 명령, 부모에게 안내하도록 했다.

교육청과 협의해 유치원, 초·중·고교 개학 연기와 휴업도 유도하기로 했다.

안승남 시장은 "2015년 메르스에 이어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발생, 많은 시민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전 부서에서 책임을 갖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등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구리지역에서는 2015년 한 재활병원에 입원했던 70대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이 병원이 입주한 건물 전체가 폐쇄되고 병원 격리자 43명, 자가 격리자 172명 등 215명이 직접 피해를 봤다.

'메르스 악몽' 겪은 구리시, 신종코로나 발생에 '비상'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