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에 넣었던 털모자·귀마개 다시 꺼내…"퇴근하면 바로 귀가"
신종코로나 걱정에 올겨울 최강 한파까지…잔뜩 움츠린 출근길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의 체감 온도가 -22∼-15도로 내려간 5일 아침 시민들은 두꺼운 옷으로 온몸을 감싸고 출근길에 나섰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서울의 기온은 -10.9도를 기록했다.

바람까지 더해져 체감온도는 -15.8도까지 내려가는 등 전날이 입춘이었다는 게 무색할 정도로 동장군이 맹위를 떨쳤다.

지하철역이나 버스에서 나와 바쁘게 발길을 옮기는 시민들은 두꺼운 패딩 점퍼 차림이 많았다.

털모자에 장갑, 목도리, 귀마개까지 한 채 온몸을 꽁꽁 싸맨 시민도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신종코로나)가 국내에 확산하면서 대부분의 시민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손난로나 따뜻한 음료를 손에 든 사람도 종종 보였다.

광화문 근처에서 만난 회사원 정혜림(36) 씨는 "갑자기 추워져서 코트 아래 옷을 많이 껴입고 나왔다.

마스크도 했다"며 "요즘 신종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기도 꺼려져 저녁에 퇴근 후 바로 귀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이모(50) 씨는 광화문역에서 나오자마자 롱패딩 점퍼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쓴 뒤 장갑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는 "요즘 감기·몸살에 걸려도 신종코로나 때문에 병원 가기가 무섭다"며 "몸 관리를 잘해야 할 것 같아 퇴근 후 바로 집으로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역 9-1번 출구 인근 서울역버스환승센터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버스가 오는 방향을 바라보며 발을 동동 굴렀다.

신종코로나 걱정에 올겨울 최강 한파까지…잔뜩 움츠린 출근길
직장인 김성진(32) 씨는 버스 정류장이 아닌 역사 안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너무 추워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버스 도착 시간을 확인하면서 안에서 기다리고 있다"며 "내복을 껴입고 나왔는데도 밖에 오래는 못 있겠다"고 손사래를 쳤다.

두꺼운 롱패딩 주머니에 손을 넣고 근처를 걷던 이하연(27) 씨는 "평소 패딩보다는 '얼죽코'(얼어 죽어도 코트)였다"며 "하지만 오늘은 어머니가 하도 날씨가 춥다고 걱정해 롱패딩을 입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역 인근에서 만난 심지영(34)씨는 "평소보다 옷을 한 겹 더 입었는데도 귀와 무릎이 시리다.

올겨울 들어서 출근길에 이 정도로 추운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종로3가로 출근하는 최용수(54) 씨는 "신종코로나 때문에 쓴 마스크가 얼굴을 따뜻하게도 해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수도권을 포함한 중부내륙 대부분 지역과 일부 남부내륙에 한파주의보가 발표됐다.

기상청은 "이번 추위는 6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라며 "건강 관리와 한파 피해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