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학생 격리 관찰…'혐오 바이러스' 퇴치해야"
서울시립대 개강 일단 2주 연기…박원순 "상황 따라 4월도 검토"
박원순 서울시장은 4일 동대문구 서울시립대 캠퍼스를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확산에 따른 중국인 유학생 대책을 논의하며 시립대 개강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오늘 국무회의에 개강 한 달 연기를 건의했다"며 "시립대는 우선 즉시 조치로써 조정 가능한 학사일정 내에서 교무위원회가 결정해주신다면 2주 동안 개강을 연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2월 중 신종코로나 확산 상황을 판단해 1학기 학사일정 전체를 4월 이후로 순연하는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중국인 학생, 중국 방문 이력이 있는 한국 학생 등은 모두 14일 동안 별도의 기숙시설을 마련해 건강 상태를 마련하고 캠퍼스로 복귀시킬 것"이라며 "동대문구 보건소에서 전담 밀착 모니터링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퇴치해야 하는 바이러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물론 '혐오 바이러스'도 있다"며 "중국인 유학생은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이럴 때일수록 세심하게 살피면 더 열린 글로벌 도시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시립대의 중국인 유학생들과 간담회도 가졌다.

유학생들은 마스크를 쓰고 참석했다.

유학생 A씨는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말을 하자마자 사람들이 다 저한테 눈치를 준다.

눈치를 주는 사람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더라"며 "마스크 50개를 샀는데 일주일 지나서 취소 문자가 왔다"고 힘든 점을 말했다.

B씨는 "중국에서는 마스크가 없으면 집에서 안 나오는데 한국인은 중국인보다 상대적으로 마스크를 안 쓰는 것 같다"고 느낀 점을 말했다.

C씨는 "한국이 중국인의 입국을 금지할 수도 있는데 만약 새 학기에 맞춰 제때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면 비자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중국인 유학생들은 이외에도 타 국적 학생들의 차가운 시선, 발원지 이름을 딴 '우한 폐렴'이라는 병명, 팀 과제 수행 시 일어날 수 있는 차별 등에 우려를 쏟아냈다.

박 시장은 "어려운 점은 학교가 파악해 서울시나 정부와 협의하면 좋을 것"이라며 "내일쯤 교육부에서 전체적인 (유학생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것 같다.

여러분에게 피해가 없으면서도 방역에 문제가 없는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