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진주 대신 함안 지나는 노선변경안 국토부 제안
진주 패싱·착공지연 우려에 서부권 반발…총선 이슈화 예상
남부내륙철도 노선 두고 서부경남-창원시 갈등 계속되나
남부내륙철도 노선을 둘러싼 경남 시·군 갈등이 격화하는 분위기다.

발단은 창원시가 지난해 12월 서부 경남권 중심도시인 진주시가 아닌 중부 경남에 속한 함안군을 지나 통영으로 가는 노선 변경 의견을 국토교통부에 내면서부터다.

노선이 지나는 진주시 등 서부 경남권은 창원시 제안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 완강하다.

창원시는 남부내륙철도 노선 변경안이 기존 노선 안보다 낫다며 제안을 합리화했다.

최영철 창원시 안전건설교통국장은 4일 창원시가 국토교통부에 건의한 남부내륙철도 노선 변경안을 공식 브리핑했다.

기존 계획대로라면 남부내륙철도는 김천∼합천∼진주∼고성∼통영∼거제를 거친다.

진주를 통과하는 이 구간은 서부 경남 쪽으로 치우쳐 약간 구부러진 형태다.

창원시는 대신 김천∼합천∼함안 군북∼고성∼통영∼거제 구간으로 노선을 바꾸는 안을 지난해 말 국토부에 제출했다.

이렇게 중부 경남 쪽으로 노선을 바꾸면 기존 안보다 거리는 10㎞, 공사비는 2천억원가량 줄일 수 있다는 전문기관의 검토가 있었다고 창원시는 설명했다.

또, 경남 중·동부권 이용객이 늘어나는 등 남부내륙철도 수혜 폭이 커진다고 창원시는 설명했다.

남부내륙철도 노선 두고 서부경남-창원시 갈등 계속되나
창원시는 노선이 진주를 지나지 않는 문제는 복합열차를 운행하면 해결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함안 군북은 진주∼창원(마산)을 연결하는 기존 경전선이 지난다.

최종 목적지가 다른 열차를 이어붙인 복합열차를 운행하면 함안 군북에서 열차가 2개로 분리되면서 경전선을 타고 진주, 창원(마산) 양쪽으로 모두 갈 수 있다.

다만, 서울∼진주 운행 시간은 기존 2시간 10분에서 2시간 20분으로 10분 늘어난다.

반면, 서울∼마산은 2시간 35분에서 2시간 15분으로, 서울∼거제는 2시간 40분에서 2시간 35분으로 줄어든다고 창원시는 강조했다.

최 국장은 "남부내륙철도 노선과 정차역을 정하는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에 의견을 내달라는 정부 요구에 따라 의견을 냈다"며 "정부가 종합적으로 검토해 노선을 결정할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그는 "창원시 노선변경 제안은 서부 경남권에도 불이익이 없는 안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진주시·통영시·거제시·고성군 등 서부 경남권은 창원시 노선 변경안이 알려진 후부터 벌집을 쑤신 분위기다.

해당 시·군은 창원시 안이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남부내륙철도 건설 취지와 어울리지 않고 착공이 늦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극렬하게 반대했다.

해당 시·군 단체장, 국회의원, 지역 경제계는 "창원시가 남부내륙철도 사업을 수수방관하다 건설이 확정되고 나니 밥상에 숟가락을 얹으려 한다"며 비난했다.

서부 경남권 4·15총선 예비후보들도 앞다퉈 원안 추진 입장을 밝히면서 남부내륙철도 노선 변경 갈등이 서부경남권을 중심으로 총선 이슈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창원시는 남부내륙철도 노선변경 건의 외에 경전선 고속화(시속 150㎞→시속 200㎞), 창원산업선(창녕 대합산업단지∼창원역) 신설, 진해신항선(부산항 신항∼성주사역∼창원역) 신설·기존선로 개량, 마산신항선(마산역∼가포신항) 신설, 녹산∼진해 광역철도(부산 강서구 녹산공단∼진해구 웅동 1동) 신설 등 철도 광역교통망 확충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