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단 첫날 직항노선 탑승자 70명 안팎…보름만에 98% ↓
제주 관광타격 불가피 "봄까지 단체관광 재개 어려울 듯"

"중국발 항공기가 텅 비었네요.

"
[르포] '달랑 4명 탄 중국발 항공기' 제주 무사증입국 중단 한파(종합)
4일 무사증(무비자) 입국제도가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상태를 맞은 제주국제공항.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코로나)의 여파는 거셌다.

제주 관광을 온 중국인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던 모습은 더이상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날 중국에서 출발한 첫 비행기는 오전 5시 51분 제주에 도착한 마카오발 항공편이었다.

마스크를 쓴 중국인들이 국제선 도착장을 통해 띄엄띄엄 빠져나왔다.

한밤중 비행기를 타고 온 뒤여서 그런지 피곤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커다란 여행 가방을 끌며 바쁜 걸음을 재촉했다.

이어 오전 9시 42분 상하이(푸둥공항)발 항공편이 도착했다.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마카오와 상하이발 비행기에 달랑 13명, 4명만 탔다"며 거의 텅 빈 채 들어왔다고 귀띔했다.

[르포] '달랑 4명 탄 중국발 항공기' 제주 무사증입국 중단 한파(종합)
이날 하루 중국-제주 직항 노선을 타고 제주를 입국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100명에도 못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후 2시 현재 중국발 항공편으로 제주에 도착한 입국자는 총 5편에 55명으로, 오후 9시 35분 도착 예정인 상하이발 항공편을 더하더라도 70명 안팎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 무사증 출입제도가 중단되기 전 지난달 21일 하루에만 직항노선 항공기 24편에 3천697명이 타고 제주를 찾은 것과 비교하면 보름만에 98% 가량 줄어든 셈이다.

이날 중국발 항공기에서 내린 탑승객들은 다른 지역에서 온 승객들과 접촉하지 않도록 특별입국절차에 따라 분리돼, 제주공항 검역관으로부터 건강상태 질문지와 체온계로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 여부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로 지목되는 후베이(湖北)성 체류 여부와 국내 체류 주소, 연락 가능한 휴대전화 등에 대한 특별검역신고서를 작성케하고 신고서에 제출한 연락처로 실제 연락이 가능한지 연결해보는 등 2∼3중의 꼼꼼한 확인절차를 거친 뒤에야 입국이 허용됐다.

입국절차가 한층 강화됐지만 중국인 관광객들은 대기줄이 짧아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제주의 무사증 입국 중단 사실을 모르고 사증 없이 제주행 비행기를 탄 중국인은 없었다.

[르포] '달랑 4명 탄 중국발 항공기' 제주 무사증입국 중단 한파(종합)
이날 제주에 도착하는 중국발 비행기는 제주-중국 18개 직항 노선 대부분이 중단·감축 운영되면서 크게 줄었다.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오는 3월 28일까지 주단위로 운항하는 149편 중 121편(81.2%)이 중단·감축 운영된다.

대한항공과 이스타·진에어 등 국내 항공사는 모두 운행을 중단했고 일부 중국 항공사만 운항을 계속하는 셈이다.

이마저도 언제 중단될지 모른다.

제주관광협회 관계자는 사실상 중국인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지금 중국 사정으로는 4∼5월 봄까지 중국인 단체관광 재개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하루빨리 상황이 안정되길 바랐다.

비자없이 제주에 도착해 최장 30일까지 머물 수 있도록 한 제주 무사증 입국제도가 4일 0시부터 일시 중단됐다.

지난해 제주를 방문한 중국인 107만9천133명 중 무사증 입국 중국인은 약 74%인 79만7천312명이다.

제주도는 무사증 입국제도가 일시 중단됨에 따라 올해 전체 중국 관광객의 74% 가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르포] '달랑 4명 탄 중국발 항공기' 제주 무사증입국 중단 한파(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