킵초게만을 위한 나이키 특수 제작 신발은 사용할 수 없어
세계육상연맹이 '기술 도핑' 논란을 잠재우고자 '공식 대회 신발 규정'을 만들었다.

'특정 선수만을 위한 신발은 공식 대회에서 사용할 수 없다.

모두가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이어야 한다'는 규정이 핵심이다.

세계육상연맹은 1일(한국시간) '엘리트 선수의 신발 규정'을 신설해 발표했다.

연맹이 제품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개발한 마라톤화의 사용 승인 여부가 관심을 끌었다.

세계육상연맹은 '절충안'을 내놨다.

나이키가 엘리우드 킵초게(케냐)만을 위해 만든 신발은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킵초게 신발'의 모태가 된 줌엑스 베이퍼플라이는 사용할 수 있다.

킵초게(케냐)는 지난해 10월 12일 오스트리아 빈 프라터 파크에서 열린 'INEOS 1:59 챌린지'에서 42.195㎞ 마라톤 풀코스를 1시간59분40.2초에 달렸다.

세계육상연맹이 인정하는 공식 마라톤 대회는 아니었고, 총 41명의 페이스메이커를 동원하는 등 규정도 따르지 않아서 공식 세계기록으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인류 최초'라는 수식어와 함께 킵초게는 전 세계 스포츠계가 주목하는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동시에 당시 킵초게가 신은 마라톤화가 화제를 모았다.

나이키는 킵초게를 위해 기존 줌엑스 베이퍼플라이를 손본 맞춤형 신발을 내놨다.

발뒤꿈치 부분에 탄소섬유로 만든 판을 넣었는데, 이 판이 스프링과 같은 역할을 했다.

여자 마라토너 브리지드 코스게이(케냐)는 지난해 10월 13일 2019 시카고 마라톤에서 시판된 줌엑스 베이퍼플라이를 신고 42.195㎞를 2시간14분04초에 완주해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킵초게의 '특수한 베이퍼플라이'에는 발뒤꿈치 부분에 탄소섬유로 만든 판을 3장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게이가 신은 일반 줌엑스 베이퍼플라이에는 탄소섬유판이 1장 들어 있다.

세계육상연맹은 "신발 밑창의 두께는 40㎜ 이하여야 한다.

탄소섬유판은 1장만 허용한다"고 규정하며 '킵초게 신발' 사용을 막는 장치를 추가했다.

당분간은 스포츠 브랜드의 육상 신발 기술 경쟁도 잦아들 전망이다.

세계육상연맹은 "2019년 12월 30일 이전에 시판된 신발만 공식 대회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그동안 올림픽에서는 유명 스포츠 브랜드의 '기술 경쟁'이 펼쳐졌다.

후원 선수의 성적이 곧 스포츠 브랜드의 승리였다.

각 브랜드는 후원 선수를 위한 장비를 만들어 기록 향상을 도왔다.

그러나 2020년 도쿄올림픽 육상 종목에서는 '제한된 경쟁'이 펼쳐진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도 당분간은 공식 대회에서 활용할 수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