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신종코로나 격리시설 반대하는 주민과 경찰 충돌

명보 "1천명 넘는 주민이 시위…일부 경찰에 연행"

중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격리시설 설치에 주민들이 반대하면서, 급기야 주민과 경찰이 충돌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30일 홍콩매체 명보에 따르면 중국 푸젠성 닝더(寧德)시 샤푸(霞浦)현 다사(大沙)촌에서는 지난 28일 주민 1천여명이 격리시설과 주거지가 너무 가까워 병이 전염될 우려가 있다고 항의하며 도로를 막고나섰다.

닝더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988~1990년 중국공산당 닝더지방위원회 서기를 맡은 곳으로, 중공중앙당교출판사가 최근 '닝더의 시진핑(習近平在寧德)'이라는 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샤푸현 당국에 따르면 이곳에서는 최근 2명이 '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들과 밀접하게 접촉한 26명은 집중 격리관찰 대상이 됐다는 게 현지매체 닝더완보 등의 설명이다.

당국은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관할 구역인 경제개발구 다사지구 내에서 쓰지 않는 공장 기숙사 건물을 수리해 밀접접촉자 집중 체류·관찰을 위한 시설로 준비해두려고 했다는 것이다.

당국은 "격리시설은 문제가 된 다사촌과 1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부근에 주거지가 없다"고 밝혔다.

명보는 인터넷상에 올라온 현장사진을 바탕으로, 당시 주민들이 밤늦게까지 도로를 막고 경찰 저지선과 경찰차 등을 향해 나무막대 등 물건을 던지며 항의했다고 전했다.

또 방패 등을 든 경찰이 시위자들을 내쫓는 장면도 있었다는 것이다.

충돌 과정에서 일부 주민은 경찰에 연행됐다.

명보는 "일부 주민이 후베이성 우한(武漢)에 갔다온 뒤, 당국이 전체 주민을 외부와 격리하도록 해 불만이 생긴 것"이라는 인터넷상의 의견을 소개하기도 했다.

당국은 "격리시설 수리공사 중 일부 주민이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과격하게 행동했다.

마을 간부와 전문가의 설득으로 이제 수습됐다"면서 "군중들에 대한 사상작업을 계속하고, 질병 통제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우한 폐렴' 확산에 따라 중국 각지의 농촌에서 도로를 막고 담을 쌓아 외부인 진입을 막는 사례가 빈번한 데 대해 중국 중앙정부가 경고했다고 명보는 전했다.

자오커즈(趙克志) 중국 공안부장은 28일 우한 폐렴 대책 회의에서 "당국의 허가 없이 마음대로 도로를 막고 검문소를 설치하는 것은 위법 행위로, 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명보는 최근 산둥성 빈저우(濱州)에서는 자택격리 조치에 반발해 지인들을 동원해 집행요원을 폭행한 사람이 구류처분을 받았고, 장쑤성 우시(無錫)에서는 자택격리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9명이 강제격리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