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귀국할 교민 수용시설로 진천 충북 혁신도시 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이하 인재개발원)이 결정되면서 지역 내 불안이 커지고 있지만, 중앙부처와 충북도·진천군 사이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한 교민 수용 임박에도 중앙부처-충북도·진천군 '소통 부재'
지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책, 인재개발원에서 나온 각종 폐기물 처리 방법 등에 대한 논의가 교민 격리수용 이전에 마무리돼야 하는데도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30일 "인재개발원을 수용시설로 결정하기 전 정부가 도의 의견을 물은 적도 없고, 교민들이 쓸 물품이 인재개발원 내부로 이미 들어갔다거나 곧 들어갈 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도 연락받은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인재개발원이 교민 수용시설로 결정된 것은 '유감'이며 '(장소를) 재고해야 한다'는 게 충북도의 입장이다.

다만 전날 기자회견에 나선 김장회 행정부지사는 "임시 생활 시설을 충북으로 꼭 해야 한다면 164만 도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 방역 대책이 마련된다면 우한 교민을 수용할 수 있다는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도 관계자는 "반발하는 지역 주민들을 설득해 달라는 얘기조차 없고 교민 입국이 지연될 것이라는 사실도 뉴스를 보고 알았다"며 "사전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충북지사와 진천군수의 불만이 커지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폐기물 처리 업무를 담당하는 충북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우한 교민 수용 이후 인재개발원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처리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도 이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음식물이든 생활 쓰레기든 인재개발원에서 나오는 폐기물은 전량 의료폐기물로 처리해야 하는데 관련 부처에 문의하면 '신경 쓰지 말라'는 말만 한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진천군도 소통 부재에 따른 어려움을 토로하기는 마찬가지다.

군 관계자는 "어제 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주민들에게 교민 수용계획을 설명했으나 납득할 내용은 별로 없었고 결론도 나지 않은 채 끝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재개발원에 수용된 교민을 외부로 나오지 못하게 하고 방역 활동도 철저히 하겠다는 게 보건복지부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었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