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영상의 날씨'…수도권 최대 얼음썰매장 휴장
포근한 날씨에 얼음이 얼지 않아 인천에 마련한 수도권 최대 규모 얼음썰매장이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28일 인천시 계양구에 따르면 이달 18일 서운동 계양꽃마루에서 운영을 시작한 얼음썰매장은 개장 5일 만인 22일부터 휴장과 개장을 반복하고 있다.

썰매장 운영이 차질을 빚는 것은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 탓에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기 때문이다.

해당 썰매장은 땅 위에 매트를 깔고 물을 채운 뒤 차광막을 설치해 자연 결빙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조성한다.

얼음썰매장이나 스케이트장을 운영하는 다른 지자체는 많은 예산을 투입해 얼음을 인위적으로 얼리는 빙결시스템을 도입했으나 계양구는 예산 절감 등을 위해 자연 결빙 방식을 선택했다.

해당 썰매장은 가로 50m·세로 40m 크기로 수도권 지역 얼음썰매장 가운데 가장 큰데도 썰매장과 주변 비닐하우스 휴게소 조성, 썰매 제작·구입 등에 투입된 예산은 3천만원에 불과하다.

계양구는 예산을 절감해 조성한 썰매장의 이용료를 받지 않고 썰매·헬멧 등 물품도 무료로 빌려주기로 했다.

'야속한 영상의 날씨'…수도권 최대 얼음썰매장 휴장
그러나 영상의 날씨 속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고, 얼더라도 썰매를 타면 곧장 손상되다 보니 계획대로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개장 첫째 날과 둘째 날인 이달 18일과 19일에는 운영 시간(오전 10시∼오후 5시)을 지킬 수 있었으나 얼음이 손상돼 20일과 21일에는 단축 운영을 했다.

개장 5일 만인 22일부터 24일까지는 전면 휴장을 했다.

빙질을 관리해 설 연휴 기간인 25∼26일에 다시 정상 운영했으나 비가 내리면서 얼음이 녹아 27일부터는 다시 전면 휴장에 들어갔다.

계양구는 기상청 예보 등을 토대로 이달 31일까지는 다시 썰매장을 개장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겨울철 썰매장을 운영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추억을 선사하려고 했던 계양구는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야속하다는 반응이다.

썰매장이 운영되는 계양꽃마루는 봄에는 유채꽃이,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핑크뮬리가 각각 900만 송이 가까이 피는 명소이지만 겨울철에는 활용방안이 마땅치 않아 계양구는 얼음썰매장 조성 계획을 마련했다.

김진욱 계양구 공원녹지과 주무관은 "전년보다 포근한 날씨 속에도 포기하지 않고 야간 결빙작업 등 썰매장 조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계속 날씨가 따뜻해 아쉽다"며 "2월부터 기온이 영하로 내려갈 것으로 예보된 만큼 빙질을 관리해 정상 운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