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항만에 불량 충격흡수대 7천500개 납품 업체 무더기 적발
전국 항만에 불량 고무로 된 규격 미달의 충격 흡수대를 납품한 업체들이 해경에 적발됐다.

해양경찰청 형사과는 사기 혐의로 충격흡수대 납품 업체 대표 A(53)씨 등 4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업체 관계자 2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 등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부산항 등 전국 항만을 관리하는 해양수산부 산하 기관 직원들을 속여 불량 충격흡수대 7천500여개를 납품하고 250억원 상당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납품 전 고무 성능테스트를 진행할 때 컴퓨터로 충격값 등을 조작해 관련 규격을 충족하지 못하는 불량제품을 정상인 것처럼 속인 것으로 파악됐다.

고무 성능테스트는 충격흡수대 발주 기관인 해수부 산하기관의 직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업체가 보유한 기계로 하는 탓에 업체가 조작할 여지가 있었다.

이들은 또 다른 품질 검증 절차인 한국신발피혁연구원 제품 검사 때에는 정상제품을 보내 검사를 통과했다.

해당 절차는 업체가 제출한 제품을 해수부 산하기관 직원이 받아 연구원에 의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해경은 이들이 저가의 폐타이어나 가루 형태의 고무 등 불량 원재료를 이용해 충격흡수대를 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충격흡수대는 항만에 설치돼 선박이 부두에 정박할 때 충격을 완화해주는 역할을 한다.

해경은 충격흡수대 납품 업체 관계자들인 해양수산부 산하기관 직원 2명에게 음식을 대접하거나 40∼50만원 수준의 현금을 건넨 정황도 포착하고 관계 기관에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내용을 통보할 계획이다.

해경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업체는 모두 13곳"이라며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하고 A씨 등 27명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