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김환기 '노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수화 김환기(1913~1974)는 1933년 일본에서 미술대학을 졸업했다. 그다지 어렵지 않은 환경이었지만 결코 자만하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인정이 많아 주위 사람들의 평판도 좋았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등 질곡의 세월을 몸소 겪으면서도 한국인의 강한 민족성을 바탕으로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화면에 녹여냈다. 아름답지 못한 현실, 절망의 시대를 지나온 그의 예술적 대안은 결국 전통과 사람, 자연이었다.
1950년대 초에 제작한 유화 ‘노점’은 이런 가치를 구현한 대표작이다. 고단한 시절 가장이 아이를 업은 부인, 아들과 함께 좌판을 벌이는 장면을 밝고 해학적으로 그렸다. 가로와 세로 각각 41㎝ 크기의 작은 그림이지만 작가의 낙천성이 고스란히 묻어나온다.
전쟁 중에 그렸음에도 분위기는 매우 평화롭고 고즈넉해 보인다. 시린 삶을 견디는 사람, 쟁반 같은 보름달, 붉게 익은 과일을 정연하게 배치했다. 좌판 위로 이제 막 떠오르는 보름달에 힘든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희망을 살짝 얹었다. 화사하고 따뜻한 색채, 균형적인 사각 구도를 통해 구성미도 극대화했다. 전쟁 중임에도 민족의 앞날을 적극적으로 긍정하는 대가의 시선이 보름달처럼 환하게 다가온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1950년대 초에 제작한 유화 ‘노점’은 이런 가치를 구현한 대표작이다. 고단한 시절 가장이 아이를 업은 부인, 아들과 함께 좌판을 벌이는 장면을 밝고 해학적으로 그렸다. 가로와 세로 각각 41㎝ 크기의 작은 그림이지만 작가의 낙천성이 고스란히 묻어나온다.
전쟁 중에 그렸음에도 분위기는 매우 평화롭고 고즈넉해 보인다. 시린 삶을 견디는 사람, 쟁반 같은 보름달, 붉게 익은 과일을 정연하게 배치했다. 좌판 위로 이제 막 떠오르는 보름달에 힘든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희망을 살짝 얹었다. 화사하고 따뜻한 색채, 균형적인 사각 구도를 통해 구성미도 극대화했다. 전쟁 중임에도 민족의 앞날을 적극적으로 긍정하는 대가의 시선이 보름달처럼 환하게 다가온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