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감정協 '가격지수' 발표
박수근 작품의 호당 가격은 2위를 기록한 김환기보다 일곱 배가량 높았다. 미술품 가격을 결정하는 데 재료, 바탕, 크기보다는 화가의 명성과 작품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관계자는 “박수근 작품에 대한 애호가들의 선호도를 유통 물량이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인물과 풍경 등 소재에 따른 가격 차이도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김환기의 호당 가격은 경기침체 영향으로 조정을 받아 전년보다 22%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큰손’ 컬렉터들은 경매시장에서 김환기 작품 90점을 사들이는 데 모두 249억원을 ‘베팅’했다. 경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대중성과 시장성을 고루 갖춘 김환기의 그림이 안정적 투자 종목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환기와 함께 대표적인 ‘블루칩 작가’로 꼽히는 이우환의 그림값은 침체된 미술시장에서도 소폭 상승했다. 프랑스 퐁피두센터 메츠를 비롯해 중국 상하이 당대예술박물관, 미국 뉴욕 디아비콘미술관, 워싱턴DC 허시혼박물관 등 잇따른 해외 전시 영향으로 미술 애호가들의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점’과 ‘선’ 시리즈보다 ‘바람’ 시리즈의 상승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1984년 작 ‘동풍’이 20억7000만원에 낙찰돼 ‘바람’ 연작 중 최고가 기록을 썼다. ‘점’과 ‘선’ 시리즈의 희소성으로 인한 틈새를 ‘바람’ 시리즈가 대체하고 있는 현상으로도 해석된다.
호당 가격은 1호 크기 그림의 평균 가격을 말한다. 그림이 그려진 캔버스의 규격으로, 1호는 엽서 두 장 크기인 가로세로 22.7×15.8㎝를 뜻한다. 대개 10호(53×45.5㎝)~30호(90.9×72.7㎝) 크기의 작품 가격은 호당 가격과 정비례한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