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2차대전 당시 유대인 박해' 정부 차원 첫 사과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가 2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정부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박해에 대해 사과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뤼테 총리는 아우슈비츠 나치 강제수용소 해방 75주년을 하루 앞둔 이날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홀로코스트 희생자를 기리는 연설을 하면서 "지금 마지막 희생자들이 아직 우리 곁에 있다"면서 "나는 오늘 정부의 이름으로 당시 당국이 했던 일들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네덜란드에 거주했던 유대인 14만명 가운데 3만8천명만이 살아남았지만, 그동안에는 이 과정에서 있었던 당국의 역할에 대한 네덜란드 정부 차원의 사과는 이뤄지지 않았다.

네덜란드에서는 2012년에도 사과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지만, 당시 뤼테 총리는 정부의 행위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없고, 공식 사과에 대한 폭넓은 지지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뤼테 총리는 "우리 정부 기관은 정의와 안전의 수호자로 행동하지 않았다"면서 "너무 많은 공무원이 점령군의 명령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대인) 등록부 작성과 추방의 쓰라린 결과는 충분히 인정되지도, 제때 인정되지도 않았다"면서 "전체적으로, 너무 부족하고 너무 늦었다.

보호와 도움, 인정이 부족했다"고 시인했다.

이어 "아우슈비츠 이후 75년, 반유대주의는 여전히 우리 가운데 있다"면서 "이것이 우리가 일어난 일을 완전히 인정하고 그것을 큰 소리로 말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1940년 폴란드 남부에 지어진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는 유대인 약 110만 명이 학살됐다.

유엔은 1945년 1월 27일 옛 소련군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혀있던 유대인들을 해방한 것을 기념해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27일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는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이 모여 강제 수용소 해방 75주년을 기념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