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랄레스 전 대통령 물러나고 우파 임시정부 들어선 이후 관계 개선
미 "볼리비아에 다시 대사 보낼 것"…12년만에 외교 정상화 기대
미국이 10여 년 만에 다시 볼리비아에 자국 대사를 보내겠다고 밝혔다.

볼리비아 라파스를 방문한 데이비드 헤일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은 23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주재 미국대사관 웹사이트에 볼리비아 국민을 향한 영상 메시지를 올려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는 5월 3일 볼리비아 새 대선이 공정하고 자유롭게 치러지길 기대하면서 "우리는 양국의 관계와 상호 이해를 강화할 수 있는 이 새로운 기회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단계로 미국은 이 대화를 이어가고 양국 국민 간에 정상적인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라파스에 다시 대사를 보낼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언제 대사를 지명해 파견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과 볼리비아는 1849년 처음 수교했으나 2006년 좌파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 취임 이후 관계가 삐걱대다 2008년 급격히 악화했다.

당시 모랄레스 정부는 미국이 볼리비아 체제 전복을 기도한다며 미국 대사와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 등을 추방했고, 미국 정부도 볼리비아 대사를 맞추방했다.

현재 라파스 미국대사관엔 외교관 1명만 주재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10년 넘게 정상화하지 못한 양국 관계는 지난해 11월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물러나고 우파 임시 정부가 구성된 이후 빠르게 개선됐다.

지난해 11월 볼리비아가 먼저 11년 만에 주미 대사를 임명했다.

미국 정부가 주볼리비아 대사를 임명하면 양국은 12년 만에 외교 관계가 완전히 정상화하게 된다.

다만 오는 5월 볼리비아 대선 이후 다시 좌파 정권이 들어설 경우 관계 개선 흐름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헤일 차관은 영상에서 이번 대선이 "안정적이고 번영할 수 있는 민주적인 볼리비아의 토대를 마련할 기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