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원의 헬스노트] 이국종 "의료진 없이 헬기이송 땐 사망위험 2.8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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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아주대병원 외상센터 살릴 '골든아워'…병원-이 교수 대화해야
"헬리콥터에 외상팀이 탑승하지 않으면 외상팀이 탑승한 경우보다 (외상 환자의) 사망위험이 2.83배 높다.
"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운영을 두고 병원 경영진, 보건복지부 등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국종 교수가 2018년 보건행정학회지(8월호)에 발표한 논문(제목:헬리콥터 응급의료서비스의 외상팀 탑승 여부와 외상환자의 생존율)에서 도출한 결론이다.
국내에서 헬기를 이용한 외상환자 이송시스템의 치료 성적을 분석한 논문은 이게 유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교수가 헬기 기반의 외상환자 이송시스템을 국내에 구축한 선구자로서 환자 데이터도 그만큼 독보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이 교수가 이런 시스템을 자신이 직접 치료해 생명을 구했던 석해균 선장의 이름을 따 '석해균 프로젝트'로 명명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 교수는 이 논문에 책임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논문에서 이 교수팀은 2012∼2017년 소방본부의 헬기를 이용해 아주대병원 외상센터로 이송된 15세 이상 외상환자 413명을 외상팀 의료진이 함께 탑승했던 321명(TTS-HEMS군)과 구급대원 단독으로 이송했던 92명(119-HEMS군)으로 나눠 생존율 등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119-HEMS군은 외상팀이 함께 탑승했던 TTS-HEMS군보다 사망률 위험비(hazard ratio of mortality)가 2.83배 높았던 것으로 연구팀은 추산했다.
또 외상팀이 탑승한 경우에는 중증도가 더 높고 이송 시간이 길었음에도 실제 생존율은 예측 생존율보다 100명당 7.6명이 늘어났고, 사고 후 3시간 안에 외상센터로 이송됐을 경우에는 100명당 9.5명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면서 외상팀이 탑승하는 HEMS는 숙련된 의료진과 전문장비 등을 현장이나 전원 병원까지 신속하게 전개함으로써 권역외상센터의 치료범위를 확대해 지역 간 전문외상치료의 불균형을 감소시키고, 결과적으로 외상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기여한다고 결론지었다.
외상환자 치료에 의료진이 꼭 동반해야 하는 당위성을 입증한 것이다.
이 교수의 이런 분석은 그 이후 국내에 총 7대의 닥터헬기가 도입되는 반석이 됐다.
그랬던 그가 닥터헬기에 탑승을 거부하는 것은 물론 외상센터장직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아주대병원 외상센터는 이와 관련, 현재 인력으로는 당직근무하고 닥터헬기도 타는 건 힘들다는 입장을 냈다.
또 사정이 이런데도 아주대병원이 앞으로도 외상센터 의료진을 충원해주지 않을 것 같다고도 비판했다.
하지만, 이 교수의 결심에는 이런 이유 외에도 외상센터의 적자 운영을 두고 벌어진 병원 경영진과의 갈등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여기에 아주대병원의 관리 감독기관인 보건복지부에 대한 불만까지 더해지는 모양새다.
실제로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모두가 내가 그만두는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요즘 아주대병원 내부의 소통보다는 각종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내고 있다.
그동안 '국민 외상 의사'로 일하면서 가슴속에 쌓아뒀던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언론의 자극적인 기사가 사태 해결을 더 어렵게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의료계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그야말로 안타까움 그 자체다.
이유야 어찌 됐든, 국가대표격 외상 외과 전문의로 일해 온 이국종 교수가 닥터헬기와 외상센터의 역할이 비로소 정립돼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센터장직을 그만둬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많다.
의사 A씨는 "이국종이 일선에서 물러나는 순간 한국 외상 의학은 물거품이 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제 누군가가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게 다른 외상외과 전문의들을 아우르는 외상외과학회일 수도 있고, 아주대병원의 동료 의사나 재단일 수도 있다.
정부나 경기도가 다시 한번 중재자로 나서는 것도 가능하다.
아주대병원의 B교수는 "(이국종 교수는) 병원으로 돌아와 대화해야 한다"면서 "이 과정에 중재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국종 교수는 이미 2018년 10월 자신이 펴낸 책 '골든아워'에서 "(중증외상은) 병원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보면 수익은커녕 적자의 온상이라 기피한다"라고 썼다.
이번 일이 터지기 전부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골든아워는 환자에게만 적용되는 건 아니다.
이제는 우리나라 외상시스템이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골든아워'를 놓치지 말아야 할 때다.
그 중심에 이국종 교수가 함께 있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의료진이 탑승하지 않은 닥터헬기가 환자의 사망위험을 높이는 게 확인된 건 이유 여하를 떠나 의료인이 환자 치료에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이 교수와 아주대병원 경영진이 모두 초심으로 돌아가 냉정을 되찾고, 환자를 바라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연합뉴스
"헬리콥터에 외상팀이 탑승하지 않으면 외상팀이 탑승한 경우보다 (외상 환자의) 사망위험이 2.83배 높다.
"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운영을 두고 병원 경영진, 보건복지부 등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국종 교수가 2018년 보건행정학회지(8월호)에 발표한 논문(제목:헬리콥터 응급의료서비스의 외상팀 탑승 여부와 외상환자의 생존율)에서 도출한 결론이다.
국내에서 헬기를 이용한 외상환자 이송시스템의 치료 성적을 분석한 논문은 이게 유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교수가 헬기 기반의 외상환자 이송시스템을 국내에 구축한 선구자로서 환자 데이터도 그만큼 독보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이 교수가 이런 시스템을 자신이 직접 치료해 생명을 구했던 석해균 선장의 이름을 따 '석해균 프로젝트'로 명명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 교수는 이 논문에 책임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논문에서 이 교수팀은 2012∼2017년 소방본부의 헬기를 이용해 아주대병원 외상센터로 이송된 15세 이상 외상환자 413명을 외상팀 의료진이 함께 탑승했던 321명(TTS-HEMS군)과 구급대원 단독으로 이송했던 92명(119-HEMS군)으로 나눠 생존율 등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119-HEMS군은 외상팀이 함께 탑승했던 TTS-HEMS군보다 사망률 위험비(hazard ratio of mortality)가 2.83배 높았던 것으로 연구팀은 추산했다.
또 외상팀이 탑승한 경우에는 중증도가 더 높고 이송 시간이 길었음에도 실제 생존율은 예측 생존율보다 100명당 7.6명이 늘어났고, 사고 후 3시간 안에 외상센터로 이송됐을 경우에는 100명당 9.5명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면서 외상팀이 탑승하는 HEMS는 숙련된 의료진과 전문장비 등을 현장이나 전원 병원까지 신속하게 전개함으로써 권역외상센터의 치료범위를 확대해 지역 간 전문외상치료의 불균형을 감소시키고, 결과적으로 외상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기여한다고 결론지었다.
외상환자 치료에 의료진이 꼭 동반해야 하는 당위성을 입증한 것이다.
이 교수의 이런 분석은 그 이후 국내에 총 7대의 닥터헬기가 도입되는 반석이 됐다.
그랬던 그가 닥터헬기에 탑승을 거부하는 것은 물론 외상센터장직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아주대병원 외상센터는 이와 관련, 현재 인력으로는 당직근무하고 닥터헬기도 타는 건 힘들다는 입장을 냈다.
또 사정이 이런데도 아주대병원이 앞으로도 외상센터 의료진을 충원해주지 않을 것 같다고도 비판했다.
하지만, 이 교수의 결심에는 이런 이유 외에도 외상센터의 적자 운영을 두고 벌어진 병원 경영진과의 갈등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여기에 아주대병원의 관리 감독기관인 보건복지부에 대한 불만까지 더해지는 모양새다.
실제로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모두가 내가 그만두는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요즘 아주대병원 내부의 소통보다는 각종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내고 있다.
그동안 '국민 외상 의사'로 일하면서 가슴속에 쌓아뒀던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언론의 자극적인 기사가 사태 해결을 더 어렵게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의료계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그야말로 안타까움 그 자체다.
이유야 어찌 됐든, 국가대표격 외상 외과 전문의로 일해 온 이국종 교수가 닥터헬기와 외상센터의 역할이 비로소 정립돼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센터장직을 그만둬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많다.
의사 A씨는 "이국종이 일선에서 물러나는 순간 한국 외상 의학은 물거품이 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제 누군가가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게 다른 외상외과 전문의들을 아우르는 외상외과학회일 수도 있고, 아주대병원의 동료 의사나 재단일 수도 있다.
정부나 경기도가 다시 한번 중재자로 나서는 것도 가능하다.
아주대병원의 B교수는 "(이국종 교수는) 병원으로 돌아와 대화해야 한다"면서 "이 과정에 중재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국종 교수는 이미 2018년 10월 자신이 펴낸 책 '골든아워'에서 "(중증외상은) 병원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보면 수익은커녕 적자의 온상이라 기피한다"라고 썼다.
이번 일이 터지기 전부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골든아워는 환자에게만 적용되는 건 아니다.
이제는 우리나라 외상시스템이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골든아워'를 놓치지 말아야 할 때다.
그 중심에 이국종 교수가 함께 있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의료진이 탑승하지 않은 닥터헬기가 환자의 사망위험을 높이는 게 확인된 건 이유 여하를 떠나 의료인이 환자 치료에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이 교수와 아주대병원 경영진이 모두 초심으로 돌아가 냉정을 되찾고, 환자를 바라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