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 충원목표 수년째 못 채워

중국 우한시에서 발생한 '우한 폐렴'이 전 세계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면서 우리나라 방역 당국도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방역 최전선에서 뛰는 전문인력이 부족해 제대로 초기 대응을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질병관리본부는 소속 역학(疫學) 조사관의 정원조차 채우지 못해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이달 7일 현재 질병관리본부 소속 의사 출신의 가급 역학조사관(의사면허증 소지하고 6년 경력)은 7명 정원에 3명밖에 안 된다.

나급 역학 조사관은 31명 정원에 27명의 그치고, 다급 역학 조사관은 5명 정원에 2명에 불과하다.

보건당국은 2015년 메르스 사태 후 방역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질병관리본부를 차관급으로 격상하고 관련법을 개정하는 등 국가방역체계를 개편하는 한편, 감염병의 최전선을 지키는 역학조사관 확충에 나섰지만 여태껏 목표만큼 충원하지 못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부족한 역학조사관은 올해 상반기 공개모집으로 채용할 예정이지만, 부족한 정원을 모두 채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역학조사관은 메르스 등 감염병 의심 사례가 발생했을 때 현장에 나가 어떤 병이 어떻게 시작되고 퍼져나가는지 조사하는 일을 하는 등 실질적인 방역 조치를 할 수 있는 핵심 인력이다.

감염병의 발생 원인과 감염 경로를 파악해 감염병 발생 장소를 일시 폐쇄하는 등 골든타임 안에 대응 여부를 정하는 '특급 소방수'이다.

역학조사를 통해 전염병 확산을 막을 방역 대책을 세우는 전문가로서 질병 원인을 수사하듯 찾아야 하므로 '질병 수사관'으로도 불린다.

'우한 폐렴' 방역 최전선 지킴이 역학조사관 부족 '여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