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사진=연합뉴스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사진=연합뉴스
검찰의 차장·부장급 인사를 앞두고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이 검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석기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사상검증을 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또 청와대 측은 여성 검사에 대해 "미혼이세요? 기혼이세요?" 같은 사생활에 관련된 질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최근 청와대는 차장검사 승진 대상자인 일선 검찰청의 부장검사급(사법연수원 29~30기)을 상대로 전화 검증을 했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청와대 측의 첫 질문이 '예전에 '용산 (참사) 사건' 수사하셨네요'였다"면서 "(내가 수사에 참여했던) 이석기 사건도 언급하면서 '지금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지로 질문했다. 인사 검증이 아니라 비아냥대는 것으로 느껴졌다"고 했다.

또 다른 공안 분야 검사는 "내가 기억도 잘 못하는 과거 공안 사건까지 물어봤다. 질문 취지는 부정적으로 '이런 사건도 하셨네요'라는 식이었다"며 "20년 검사 생활하면서 의미 있는 사건도 많이 했는데 공안 사건만 물어봤다"고 했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이 '검사장급 이상'에서 부장검사급까지로 인사 검증을 확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조국 전 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 증명서 발급' 혐의를 받고 있는 민변 출신의 최강욱 비서관이 총괄하고 있다. 최 비서관은 작년 11월 이후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있으며 현재는 '피의자' 신분으로 알려져 있다.

한 법조인은 "검찰의 기소 대상이 검사들을 검증하는 말도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23일 발표될 중간 간부 인사에서 대검 기획관급은 거의 다 교체되고 과장(부장검사급)은 절반 정도 바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와 법무부는 "사전에 본인들로부터 검증 동의를 받고 인사권 행사 차원에서 진행한 절차라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