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시점에 따라 2차 사고 운전자 기소 여부 엇갈려
검찰 '배우 고속도로 사고사' 보강 수사…사망 시점은
지난해 5월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20대 배우의 사망 사건을 두고 검찰이 3개월째 보강 수사를 하고 있다.

차량 2대에 잇따라 치여 숨진 배우의 사망 시점에 따라 2차 사고 운전자의 기소 여부가 엇갈릴 전망이다.

23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인천지검 부천지청 형사2부(이현정 부장검사)는 지난해 11월 초 경찰로부터 20대 배우의 교통사고 사망 사건과 관련한 기록 일체를 넘겨받았다.

이 사고는 지난해 5월 6일 오전 3시 52분께 김포시 고촌읍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에서 발생했다.

여배우 A(사망 당시 28세)씨는 인천공항고속도로 편도 3차로 중 한가운데인 2차로에 자신의 벤츠 C200 승용차를 정차한 뒤 하차했다가 뒤따라온 택시와 올란도 승용차에 잇따라 치여 숨졌다.

사고 발생 초기 A씨가 왜 고속도로 한가운데에 차량을 세우고 하차했는지 의문이 증폭됐으나 경찰 수사 결과 그는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음주운전을 했으나 사망한 A씨는 '공소권 없음'으로, 당시 A씨의 차량 조수석에 탔던 그의 남편은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또 A씨를 차량으로 잇따라 친 택시기사(57)와 올란도 승용차 운전자(74)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로 사건이 송치된 지 3개월이 지났으나 아직 관련자들은 재판에 넘겨지지 않았다.

검찰 '배우 고속도로 사고사' 보강 수사…사망 시점은
검찰은 A씨의 사망 시점에 따라 2차 사고를 낸 올란도 승용차 운전자의 기소 여부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보강 수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에 치인 A씨가 2차 사고 전에 이미 사망했다면 올란도 승용차 운전자에게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를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A씨가 택시에 치이고도 사망하지 않은 상태였다면 도로에 쓰러진 A씨를 재차 차량으로 친 올란도 승용차 운전자에게도 관련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경찰에 따르면 고속도로 2차로에서 택시에 치인 A씨가 올란도 승용차에 재차 치이기까지 걸린 시간은 1분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미 사망한 사람을 차량으로 다시 친 경우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을 적용할 수 없다"면서도 "검찰에 송치할 당시 택시기사와 올란도 운전자에 대한 기소 여부 의견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경찰 수사 단계에서 입건된 A씨 남편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를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남편은 경찰 조사 당시 "내가 소변이 급해 차량을 세우게 됐고 인근 화단에서 볼일을 본 뒤 돌아와 보니 사고가 나 있었다"며 아내가 갓길이 아닌 고속도로 한가운데 차량을 세운 이유에는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또 "사고 당일 영종도에서 지인들과 함께 술을 마셨다"면서도 아내의 음주 여부와 관련해서는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을 경찰로부터 송치받았고 현재 (추가로) 수사하고 있다"며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