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개입주의자 벨로우소프, 제1부총리 발탁…국가프로젝트 박차 예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단행한 내각 개편과 관련 러시아 정부의 경제 정책 변화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대다수 전문가는 큰 틀의 변화는 없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거시경제 정책 노선 변경과 같은 큰 틀의 변화 없이 정책 간 무게 중심과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수준의 변화가 예상된다는 분석이었다.

푸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대통령령을 통해 부총리 9명(제1부총리 1명 포함), 장관 21명으로 구성된 새 내각조직을 발표하고 신임 부총리와 각료들을 임명했다.

푸틴 새 내각 경제적 의미는…"'안정'→'성장'으로 중심 이동"
지난 15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총리가 내각 총사퇴를 발표한 후 연방국세청장을 맡고 있던 미하일 미슈스틴을 후임 총리로 임명한 데 뒤이은 조각이었다.

새 내각에선 이전 내각의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이 겸임했던 제1부총리 직위를 지난 2013년부터 푸틴 대통령의 경제보좌관으로 일해온 안드레이 벨로우소프가 맡았다.

실루아노프는 제1부총리 직을 내놓고 재무장관만 맡는 '계급 강등'을 감수했다.

경제개발부 장관엔 모스크바 시정부 경제장관을 지낸 페름주 주지사 막심 레셰트니코프가 전격 발탁됐다.

데니스 만투로프 산업통상부 장관,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부 장관, 드미트리 파트루셰프 농업부 장관 등 경제 분야 각료 다수가 자리를 유지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이 같은 내용의 개각과 관련 "경제성장률 제고와 사회적 지표 개선을 목표로 한 이전 내각의 정책이 큰 변화 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슈스틴 총리는 조각 발표 당일 처음으로 소집한 내각 회의에서 인구 감소 문제 해결, 주민소득 증대, 생활 수준 향상 등을 새 내각의 주요 과제로 꼽았다.

그는 특히 경제성장률 제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그렇지 않고선 사회 분야를 포함한 어떤 분야에서도 정책적 성과를 거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경제개발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7%, 내년 성장률은 3.1%로 예상하고 있다.

푸틴 새 내각 경제적 의미는…"'안정'→'성장'으로 중심 이동"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의 경제 부문 각료 교체 의미에 대해 '재정 안정'에서 '경제성장' 쪽으로 정책 무게 중심을 옮기겠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이전 내각이 위기관리, 긴축 재정, 외화보유액 확충 등에 중점을 뒀다면 새 내각은 경제 성장 지원, 국가 프로젝트 이행 등에 역점을 둘 것이란 관측이었다.

특히 경제 부문에 대한 적극적 국가 개입을 지지하는 벨로우소프가 제1부총리를 맡은 것은 푸틴 대통령이 지시한 국가 프로젝트 추진을 가속화하고 이에 대한 재정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라는 분석이다.

벨로우소프는 국가 프로젝트 입안자 가운데 1명이기도 하다.

미슈스틴 총리도 지난 16일 하원의 총리 임명 동의안 표결에 앞서 총리가 되면 푸틴 대통령이 2018년 4기 집권을 시작하면서 국정 과제로 제시한 인구·보건·교육·주거·환경·고용 촉진·디지털 경제·국제협력 및 수출 등 12개 분야 국가 프로젝트를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모스크바의 경제분석가 블라디미르 미클라셰프스키는 큰 틀의 보수적 재정 정책은 유지될 것이라면서 다만 대통령의 국가프로젝트 이행을 위한 사회적 지출은 증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몇 년간에 걸친 경제난과 유가 하락 등으로 예산 운용에 여유가 없는 만큼 괄목할 만한 재정 지출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금융그룹 ING의 분석가 드미트리 돌긴은 "당장 괄목할 재정 정책 완화, 재정 지출 확대 등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