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風·국민의당 돌풍' 근원지…달라진 호남 민심·갈라진 호남계 변수
귀국 첫 행선지로 호남 택한 안철수…지지기반서 새출발 의지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20일 귀국 후 첫 행선지로 호남을 택한 것은 자신의 정치적 존립 기반인 이곳에서 새출발의 의지를 다지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날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한 안 전 의원은 오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역을 방문해 헌화·참배를 한다.

그의 광주행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둔 2018년 1월 이후 2년 만이다.

전남 여수에 처가를 둬 '호남 사위'로 불린 안 전 의원에게 호남은 '출발점'의 의미가 있다는 게 그의 주변에서 나오는 분석이다.

이곳은 2012년 대선 당시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의 진원지였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안 전 의원이 창당한 국민의당에 전체 28석 중 23석을 몰아준 '녹색 돌풍'의 무대였다.

그런 만큼 안 전 의원은 이날 새 출발을 앞두고 호남의 지지를 간절히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정치적 원점'인 이곳에서 바른미래당의 진로, 정계개편 방향과 관련한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안 전 의원은 전날 귀국 회견에서 "영호남 화합과 국민 통합이 필요하다는 신념으로 바른미래당을 만들었지만, 합당 과정에서 국민의당을 지지해주신 분들께 큰 실망을 드렸다"고 고개를 숙였다.

보수 기반 바른정당과 합당해 바른미래당을 만드는 과정에서 안 전 의원에게 실망하고 돌아선 호남 민심을 향해 사과의 뜻을 전한 것이다.
귀국 첫 행선지로 호남 택한 안철수…지지기반서 새출발 의지
다만, 안 전 의원이 과거와 같은 호남의 지지를 등에 업을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평가가 많다.

현재 호남권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이 높고, 과거 국민의당 세력도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등으로 뿔뿔이 갈라졌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1월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명을 대상으로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를 보면 광주·전라 지역에서의 안 전 의원의 선호도는 1%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2%)보다도 뒤처졌다.

반면, 호남 출신인 민주당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지지율은 46%에 달하는 등 걸출한 '대체재'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안 전 의원과 결별한 호남계 의원들의 견제구도 이어지고 있다.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광주 시민들이 한 번 당하지 두 번 당하겠나.

저도 이번 주말 광주에 있었는데, (안 전 의원을 향한 민심은) '아니올시다'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안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안풍'의 진원지이자 국민의당을 탄생시킨 호남지역 분들께 감사를 표하고, 실망하게 한 점은 진솔하게 사과하기 위해 방문하는 것"이라며 "안 전 의원의 진심이 통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