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자회사 IDQ는 지난해 11월 세계 두 번째 양자암호통신 상용망을 미국에 구축했다. 지난해 3월 SK텔레콤 서울~대전 구간 통신망에 이어 두 번째로 상용 통신망에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적용했다.

SK텔레콤은 미국 괌·사이판 이동통신사 IT&E의 LTE망에 양자암호통신의 핵심 기술 가운데 하나인 양자키분배기 기술을 적용해 송수신 보안을 강화했다. IT&E는 통신망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SK텔레콤의 양자기술에 20만달러(약 2억3000만원)를 투자했다.

짐 월러킹 IT&E 최고경영자(CEO)는 “양자암호통신은 세계 보안 시장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며 “SK텔레콤과 IDQ의 기술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통신망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과 IDQ는 앞서 유럽과 미국에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잇달아 수출했다. 유럽연합(EU)이 구축하는 유럽 양자암호통신망 사업의 1위 공급사로 참여하기로 했다. 1500만유로(약 19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스위스 제네바, 독일 베를린, 스페인 마드리드 등 유럽 주요 도시에 1400㎞의 양자암호통신 시험망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미국 양자통신 전문기업 퀀텀익스체인지와 함께 뉴욕과 뉴저지를 잇는 미 최초의 양자암호통신망도 구축했다. 뉴욕 월스트리트와 뉴저지 데이터센터를 연결해 월스트리트 금융정보를 지키는 데 양자암호기술을 적용했다. SK텔레콤은 국내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 인증 서버에도 양자난수생성기를 적용해 보안을 강화했다.

SK텔레콤은 2018년 스위스 IDQ에 약 700억원을 투자해 1대 주주가 됐다. IDQ는 양자암호통신의 독보적 핵심 기술인 양자키분배기, 양자난수생성기 등을 보유하고 있다. 양자키분배기는 통신망의 데이터 송신부와 수신부에서 양자 암호키를 동시에 생성·분배한다. 양자난수생성기는 양자의 특성을 활용해 패턴이 없는 ‘순수 난수’를 생성한다. 해킹으로 정보를 탈취해도 패턴이 없기 때문에 해석이 불가능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의 통신사업 역량과 IDQ의 원천기술이 시너지를 내 1년여 만에 성과를 거두는 등 사업을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