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 웃자라고 수박은 생육 부진…난방비 30% 절감 효과"
유난히 포근한 겨울…이상 고온에 경남 농가들 희비 교차
올겨울 유난히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농가마다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상품성 하락을 걱정하는 농가가 있지만 난방비 절감 효과를 보는 농가도 있다.

작년 이 시기 경남의 평균 기온은 -5∼3.6도 분포를 보였지만 올해는 최저 -2도에서 최고 6도를 웃돈다.

대표적인 겨울 작물인 시금치는 길이 10㎝가 넘어가면 상품성이 떨어지는데, 따뜻한 날씨로 생육이 다소 빨라졌다.

지난가을 비가 많이 오면서 이미 피해를 봤던 터라 시금치 농가는 걱정이 태산이다.

농가 관계자들은 올해 시금치 수확량이 작년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게다가 작년 도매시장에서 1㎏당 3천원가량에 유통되던 시금치가 올해는 1㎏당 1천500원까지 반 토막이 났다.

경남 고성에서 시금치를 재배 중인 한 농민은 "작황이 좋지 않으면 가격이라도 높아야 하는 데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기온이 들쑥날쑥해 과육이 제대로 크지 못한 경우도 있다.

경남 함안에서 겨울 수박을 재배 중인 한 농민은 "작년보다 올해 수박 크기가 500g~1㎏ 정도 작다"고 말했다.

그는 "기온이 평이하게 이어져야 하는데 밤에만 잠깐 춥고 낮에는 햇볕이 뜨거울 정도다 보니 제 크기만큼 못 자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설 재배 농가에서는 따뜻해진 날씨 덕에 온풍기 사용이 줄었다.

경남지역 시설 재배 농가는 많게는 30%가량 난방비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일부 농가의 경우 올겨울은 온풍기를 거의 작동시키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난방비는 겨울 시설 농가 운영비의 30∼40%가량을 차지해 농민들은 큰 지출이 줄었다.

경남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이상 기상으로 피해를 본 농가를 지원하는 정책이나 제도는 없지만 피해 예방을 위해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