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간식 선택권 간섭하지 말아야' vs '영양 간식 먹어야'
진천선수촌에 매점 생긴다…라면 팔지 여부는 '고민 중'
국가대표 선수들의 숙원인 매점이 드디어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안에 생긴다.

선수촌 매점을 운영하는 대한체육회 공제회는 최근 운영 업자를 선정하고 2월 1일 개점을 목표로 판매품 목록을 준비 중이다.

진천군 중심에서 떨어진 외딴 장소인 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국가대표 선수들은 필요한 물건을 선수촌 내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매점 설립을 강력히 요청해왔다.

대한체육회는 이를 수용해 매점을 선수촌에 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선수촌 매점은 일반 매점과는 다르다.

우선 술과 담배를 팔지 않는다.

국위 선양에 앞장서는 선수들은 가장 좋은 것을 먹어야 하기에 몸에 해롭거나 선수촌 내에서 문제를 일으킬 만한 상품은 판매 목록에서 일찌감치 배제했다.

관건은 라면을 팔지 여부다.

라면 판매를 반대하는 이들은 자극적인 음식이 선수 건강에 나쁘다고 강변한다.

대한체육회는 도쿄올림픽을 앞둔 올해 태극전사들이 더욱 건강한 몸을 유지하도록 선수촌 식사 시간 외에 맛과 영양을 고루 갖춘 고구마, 계란 등 간식을 제공한다.

진천선수촌에 매점 생긴다…라면 팔지 여부는 '고민 중'
17일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에서 만난 체육회의 한 고위 관계자는 "건강한 간식을 두고 선수들이 라면을 먹으면 몸이 좋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각 종목 지도자들과 해로운 음식을 통제할 수 있도록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달리 라면은 온 국민의 간식이자 가장 사랑받는 야식이므로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음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도 적지 않다.

'몸이 곧 돈'이라는 프로 의식을 확실하게 인지한 선수들은 알아서 라면을 먹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주된 근거다.

그러나 선수촌 입촌 선수 중 어린 선수들은 라면의 유혹을 뿌리치기 쉽지 않다.

판매된다면 라면은 선수촌에서 날개 돋친 듯이 팔릴 것이라는 추정이 그래서 나온다.

매점의 수익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다.

체육회의 또 다른 관계자는 "선수들이 선수촌에서 섭취하는 음식은 고칼로리의 저염식단으로 구성됐다"며 "가끔은 한국인 특유의 매콤한 맛에 힘입어 힘을 내고자 라면, 떡볶이, 찌개류 등을 찾아 선수나 지도자들이 선수촌 바깥 식당으로 나가곤 한다"고 전했다.

선수촌과 매점 운영업자는 라면의 선수촌 판매 여부를 개점 직전까지 상의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