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개헌제안' 의도는? …"덩샤오핑·리콴유 방식 권력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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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후에도 1인자 유지할 것" 한목소리 전망…야권 "푸틴, 권력 포기 안 해"
CNN "또다시 총리 맡을수도"…NYT "불확실성 키워 레임덕 차단 의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개헌 제안은 2024년 퇴임 이후에도 일인자 지위를 유지하려는 의도라고 외신과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로 분석했다.
현행 러시아 헌법의 대통령 중임 제한 조항에 따르면 대통령은 3회 연임할 수 없다.
2000년 5월 처음 대통령에 취임한 푸틴은 이 조항에 따라 2008년 물러나 4년간 총리직을 수행하다가 2012년 대통령직에 복귀했다.
러시아 전문가와 야권은 또다시 3연임 제한을 앞둔 푸틴 대통령이 이번에도 권력을 내려놓지 않으리라 예상했다.
러시아 정치 자문단체인 '정치기술센터(CPT)의 알렉세이 마카르킨은 15일(모스크바 현지시간) "푸틴은 현재 러시아 체제의 설립자이며 통제력을 유지하기를 원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에 말했다.
크렘린궁 보좌진 출신의 정치 분석가 알렉세이 체스나코프도 "그가 어떤 지위에 오를지는 확실치 않지만 푸틴이 'No.1 인사'로서 역할을 유지할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15일 푸틴 대통령이 제안한 개헌안은 ▲ 의회 권한 강화 ▲ 대통령 중임 제한 강화 ▲ 대통령 자문기구 국가위원회 권한 강화가 핵심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등과 달리 푸틴 대통령이 중임 제한을 푸는 개헌을 모색하지 않는 것은 민심 이반 위험을 의식한 것으로 가디언은 추측했다.
2011~2012년 당시 푸틴 총리가 다시 대선에 출마한다는 발표 후 반발 시위가 확산했는데, 이는 푸틴 집권기 반정부 시위 중 가장 강력하게 전개됐다.
이날 제시한 개헌안으로 볼 때 푸틴 대통령의 구상은 후임 대통령의 권한은 약화하고 다른 직위나 비공식적 지위로 장악력을 유지하는 방안인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앞서 2008년에 했던 대로 다시 총리직을 맡는 방안이 가능하다고 미국 CNN 방송이 전망했다.
국가위원회 권한 강화 계획에 비춰, 대통령 퇴임 후 푸틴은 국가위원회 수장을 맡아 국정을 통제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하원의원과 전국 주지사로 구성된 국가위원회는 현재 대통령 자문기구이며, 역할이 크지 않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예상 가능한 푸틴의 시나리오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나 덩샤오핑(鄧小平) 중국 최고지도자 모델을 꼽았다.
덩샤오핑은 1997년 사망 직전까지 공식 직함 없이 중국의 일인자 자리를 지켰다.
나자르바예프는 29년간 장기 집권 후 작년 3월 퇴임했지만 집권당 총재직을 유지하고 있으며 새롭게 '인민의 지도자' 직함으로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WSJ은 푸틴 대통령이 싱가포르 지도자 리콴유 모델을 따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리콴유는 권력을 서서히 줄여나갔고, 말년까지 국가의 '후견인'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다.
리콴유나 나자르바예프는 장기 집권 비판을 피해 막후에서 실권을 휘두르는 방식을 택했다.
러시아 정치 분석가 발레리 솔로베이는 "권력 전환단계가 이미 시작됐다"며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집중 조명은 피하려고 할 것"이라고 WSJ에 전망했다.
장기 집권 비판과 레임덕 위험 등을 의식한 푸틴 대통령은 자세한 계획은 드러내지 않고 다양한 가능성이 담긴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전략을 택했다고 NYT는 지적했다.
불확실성으로 인해 러시아 정치 엘리트들은 불안을 느끼며 푸틴 대통령을 주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야권은 푸틴 대통령의 개헌안에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취약한 러시아 야권에서 그나마 푸틴의 '대항마'로 꼽히는 알렉세이 나발니는 "푸틴 정권의 단 하나 목표는 (중략) 유일한 종신 지도자가 국가 전체를 소유하고 자신과 측근들이 국부를 나눠 갖는 것뿐"이라고 트위터에 썼다.
그는 "푸틴이 2024년에 권좌에서 물러난다고 말하는 사람은 정말로 천치이거나 사기꾼, 아니면 둘 다"라고 덧붙였다.
나발니는 또 푸틴 대통령의 권력 독식을 비판하며 "새 총리 후보는 푸틴 보디가드 2명, 푸틴의 마사지사, 푸틴의 정원사, 알리나 카바예바(푸틴의 애인으로 소문난 전 리듬체조선수)의 운전사"라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CNN "또다시 총리 맡을수도"…NYT "불확실성 키워 레임덕 차단 의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개헌 제안은 2024년 퇴임 이후에도 일인자 지위를 유지하려는 의도라고 외신과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로 분석했다.
현행 러시아 헌법의 대통령 중임 제한 조항에 따르면 대통령은 3회 연임할 수 없다.
2000년 5월 처음 대통령에 취임한 푸틴은 이 조항에 따라 2008년 물러나 4년간 총리직을 수행하다가 2012년 대통령직에 복귀했다.
러시아 전문가와 야권은 또다시 3연임 제한을 앞둔 푸틴 대통령이 이번에도 권력을 내려놓지 않으리라 예상했다.
러시아 정치 자문단체인 '정치기술센터(CPT)의 알렉세이 마카르킨은 15일(모스크바 현지시간) "푸틴은 현재 러시아 체제의 설립자이며 통제력을 유지하기를 원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에 말했다.
크렘린궁 보좌진 출신의 정치 분석가 알렉세이 체스나코프도 "그가 어떤 지위에 오를지는 확실치 않지만 푸틴이 'No.1 인사'로서 역할을 유지할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15일 푸틴 대통령이 제안한 개헌안은 ▲ 의회 권한 강화 ▲ 대통령 중임 제한 강화 ▲ 대통령 자문기구 국가위원회 권한 강화가 핵심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등과 달리 푸틴 대통령이 중임 제한을 푸는 개헌을 모색하지 않는 것은 민심 이반 위험을 의식한 것으로 가디언은 추측했다.
2011~2012년 당시 푸틴 총리가 다시 대선에 출마한다는 발표 후 반발 시위가 확산했는데, 이는 푸틴 집권기 반정부 시위 중 가장 강력하게 전개됐다.
이날 제시한 개헌안으로 볼 때 푸틴 대통령의 구상은 후임 대통령의 권한은 약화하고 다른 직위나 비공식적 지위로 장악력을 유지하는 방안인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앞서 2008년에 했던 대로 다시 총리직을 맡는 방안이 가능하다고 미국 CNN 방송이 전망했다.
국가위원회 권한 강화 계획에 비춰, 대통령 퇴임 후 푸틴은 국가위원회 수장을 맡아 국정을 통제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하원의원과 전국 주지사로 구성된 국가위원회는 현재 대통령 자문기구이며, 역할이 크지 않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예상 가능한 푸틴의 시나리오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나 덩샤오핑(鄧小平) 중국 최고지도자 모델을 꼽았다.
덩샤오핑은 1997년 사망 직전까지 공식 직함 없이 중국의 일인자 자리를 지켰다.
나자르바예프는 29년간 장기 집권 후 작년 3월 퇴임했지만 집권당 총재직을 유지하고 있으며 새롭게 '인민의 지도자' 직함으로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WSJ은 푸틴 대통령이 싱가포르 지도자 리콴유 모델을 따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리콴유는 권력을 서서히 줄여나갔고, 말년까지 국가의 '후견인'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다.
리콴유나 나자르바예프는 장기 집권 비판을 피해 막후에서 실권을 휘두르는 방식을 택했다.
러시아 정치 분석가 발레리 솔로베이는 "권력 전환단계가 이미 시작됐다"며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집중 조명은 피하려고 할 것"이라고 WSJ에 전망했다.
장기 집권 비판과 레임덕 위험 등을 의식한 푸틴 대통령은 자세한 계획은 드러내지 않고 다양한 가능성이 담긴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전략을 택했다고 NYT는 지적했다.
불확실성으로 인해 러시아 정치 엘리트들은 불안을 느끼며 푸틴 대통령을 주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야권은 푸틴 대통령의 개헌안에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취약한 러시아 야권에서 그나마 푸틴의 '대항마'로 꼽히는 알렉세이 나발니는 "푸틴 정권의 단 하나 목표는 (중략) 유일한 종신 지도자가 국가 전체를 소유하고 자신과 측근들이 국부를 나눠 갖는 것뿐"이라고 트위터에 썼다.
그는 "푸틴이 2024년에 권좌에서 물러난다고 말하는 사람은 정말로 천치이거나 사기꾼, 아니면 둘 다"라고 덧붙였다.
나발니는 또 푸틴 대통령의 권력 독식을 비판하며 "새 총리 후보는 푸틴 보디가드 2명, 푸틴의 마사지사, 푸틴의 정원사, 알리나 카바예바(푸틴의 애인으로 소문난 전 리듬체조선수)의 운전사"라고 꼬집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