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팝스타로 세계 대중음악계 정상에 선 방탄소년단(BTS)이 새로운 지평으로 확장을 시도한다.
현대미술, 즉 순수예술과의 접속을 통해 예술적 영역을 확장하고, 다양한 존재들의 '연결'(CONNECT)이라는 사회적 화두까지 던진다.
방탄소년단은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 발매를 앞두고 선보이는 '커넥트, BTS'(CONNECT, BTS) 프로젝트를 14일 공개했다.
온라인 사이트(https://www.connect-bts.com)와 영국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에서 열린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서다.
'커넥트, BTS'는 세계적 현대미술 작가 22명이 방탄소년단 철학을 현대미술 언어로 구현한 작품을 런던·베를린·부에노스아이레스·뉴욕·서울 5개 도시에서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K팝 아이돌 그룹과 순수예술의 협업이라는 성격에서도, 거대한 규모 면에서도 '역사적 컬래버레이션(협업)'을 자부할 만큼 야심 차고 전례가 드문 기획이다.
◇ '커넥트, BTS' 베일 벗다…화두는 다양성 속 '연결' 방탄소년단이 '커넥트, BTS'(CONNECT, BTS)를 통해 던지는 메시지는 서로 다른 것들의 '연결', 나아가 이들 간의 '연대'다.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이 만나고, 서로 다른 국적·세대의 미술 작가들과 한국 출신의 방탄소년단이 만나, 세계의 서로 다른 장소가 하나의 전시로 연결된다.
방탄소년단은 아미(방탄소년단 팬)를 비롯한 전 세계 대중과 예술을 통해 이어진다.
전시 내용에도 '연결' 메시지가 담긴다.
첫 테이프를 끊는 런던 전시에서는 덴마크 출신 미디어 아티스트 제이콥 스틴슨이 실제 야생의 숲속 풍경을 3D 스캔해 재구성한 작품 '카타르시스'(Catharsis)를 선보인다.
스틴슨은 웹사이트에 게재한 방탄소년단과의 화상대화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자연과 생활 속 기술을 접목했으면 좋겠다"고 작품을 설명했고, RM은 "이 작품은 기술-자연-인간, 과거-현재-미래의 연결을 말하는 것"이라며 화답했다.
이들이 '연결'을 화두로 들고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차이가 더욱 심한 단절을 낳는 오늘날 사회에서 방탄소년단은 국적과 나이, 종교 등 모든 것이 다른 세계 아미들을 디지털 세상에서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냈다.
다양성 속 연결 메시지는 '70억 개의 빛으로 빛나는 / 70억 가지의 world…칠흑 같던 밤들 속 / 서로가 본 서로의 빛 / 같은 말을 하고 있었던 거야 우린'('소우주' 중) 같은 방탄소년단 가사에도 녹아 있다.
방탄소년단 주요 안무에서 영감받은 프로젝션 매핑(Projection Mapping) 작업을 선보이는 강이연 작가는 실제로 아미들을 인터뷰한 경험을 작품에 투영했다.
그는 "익명성 속에서도 방탄소년단을 지지하는 공동체가 너무 신기했다"고 전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방탄소년단이 '글로벌 영향력을 지닌 아티스트'로 발돋움하며 본격적으로 펼친 기획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자신들의 영향력을 활용, 다름을 딛고 다양성을 긍정하자는 사회적 메시지를 적극 던진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 진은 이날 멤버들과 서펜타인 갤러리 간 화상 회견에서 "저희는 살아온 문화가 다르고 언어도 다르지만, 다양성을 존중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함께 모여 영광"이라며 "다양성으로 연결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전시를 총괄 기획한 이대형 아트 디렉터는 "단절과 분열, 갈등과 반목을 치유하기 위해 어떻게 음악과 미술, 디지털과 아날로그, 글로벌과 로컬, 자연과 인간을 연결하고 새로운 '연대'를 만들어 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프로젝트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 방탄소년단과 아미, '의미의 창조·확장'…쌍방향 예술기획 방탄소년단이 신보 컴백 일정 일환으로 '커넥트, BTS'(CONNECT, BTS)라는 이름과 함께 런던, 베를린, 부에노스아이레스, 서울, 뉴욕이라는 지명을 공개했을 때 아미들 사이에서는 무성한 추측이 일었다.
이미 눈 밝은 아미들은 RM과 슈가, 정국이 최근 SNS에 올린 사진 배경에 설치미술가 토마스 사라세노 등의 작품 사진이 등장한 것을 보고 현대미술 협업일 가능성을 추론해냈다.
이번 전시를 통해서도 방탄소년단과 아미가 적극적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가는 방탄소년단 콘텐츠의 특징이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전시를 찾는 아미들은 작품을 관람하고, 설치미술 속을 거닐며 방탄소년단 메시지를 청각(음악)이 아닌 시각적으로도 경험하게 된다.
'BTS 예술혁명'을 쓴 이지영 세종대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소수의 교양인에 의해서만 향유되던 '하이 아트'를 전 세계 사람들, 아미들에 연결하면서 의미를 만들어내고 확장하는 것"이라며 "예술 신에서 마이너일 수밖에 없는 한국의 대중예술가가, 그것도 아이돌이 완전히 다른 시도를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국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작품을 관객들과 함께 만들어간다는 것이 뜻깊었다"며 "저희도 팬과 소통하고 무대에서 공연하면서 함께 완성해 나간다는 점이 공통점으로 다가와서 기분이 좋았다"고 전했다.
슈가는 "음악을 통해 경계 없는 소통을 하는 것이 예술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짚었다.
방탄소년단은 이전에도 뮤직비디오 등 콘텐츠에 미술 모티프를 차용하는가 하면, 현대미술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적이 많다.
최근 슈가를 주인공으로 공개된 정규 4집 트레일러 '인터루드 : 섀도'에는 슈가가 기대 있는 문 주위로 붉게 엉겨 붙은 자국이 등장했는데, 현대 조형미술계 거장 아니시 카푸어 작품의 오마주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리더 RM도 미술 애호가로 유명하다.
그는 스케줄을 소화하는 와중에도 틈틈이 미술관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우환, 김환기, 윤형근 등 한국 작가에 관심을 표현해왔다.
이번 전시가 방탄소년단 신보 메시지와 어떻게 연결될지도 관심이다.
이들은 오는 17일 신보 선공개곡과 '아트 필름'을 함께 선보이는데, '아트 필름'은 현대무용과의 협업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라틴계 배우가 주연을 맡은 디즈니 실사 영화 '백설공주'(Snow White) 가 15일(현지시간) 미국 할리우드에서 시사회를 가졌다.디즈니의 올해 주요 신작 중 하나지만 캐스팅 단계부터 이어진 논란을 의식한 듯 이날 시사회는 주연 배우들의 레드카펫 인터뷰 없이 조용히 진행됐다고 AFP 통신 등 외신들은 전했다.보도에 따르면 이날 할리우드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백설공주 역의 레이철 제글러와 여왕 역의 갈 가도트 등 주연 배우들은 언론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며 논란과 관련된 질문을 피했다.지난 12일 스페인에서 진행된 유럽 시사회 또한 언론 매체 초청 없이 조용히 진행됐다.디즈니의 이러한 신중한 행보는 영화가 기획 단계부터 각종 구설에 휩싸였던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이번 실사 영화는 1937년 디즈니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 를 뮤지컬 영화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주인공 백설공주 역에는 콜롬비아 출신 어머니를 둔 라틴계 미국 배우 레이첼 제글러(23) 가 캐스팅됐다.그러나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디즈니 팬들과 보수 진영에서는 원작에서 묘사된 백설공주의 "새하얀 피부" 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발했다.이에 대해 제글러는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그래, 나는 백설공주지만 그 역할을 위해 내 피부를 표백하진 않을 것" 이라고 발언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또한, 원작 애니메이션을 두고 "이상하다" 며 "자신을 말 그대로 스토킹하는 남자를 사랑하게 된다" 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실사 영화에서는 "백설공주가 왕자에게 구원받지 않을 것이며, 진정한 사랑을 꿈꾸지도 않을 것" 이라고 밝혀 원작 팬들의 반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을 그려라. 뉴욕의 브루클린 다리가 로마의 콜로세움보다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라.”미국 화가 차일드 하삼(1859~1935)은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하던 시절 선배 화가인 장레옹 제롬에게서 들은 이 조언을 평생 마음에 새겼다. 인상주의란 지금 이 순간, 내가 있는 곳의 빛과 풍경을 캔버스에 담아내는 것. 하삼이 그려야 할 것은 프랑스 남부의 화사한 풍경이 아니라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미국 보스턴의 잿빛 하늘과 길거리였다.미국으로 돌아간 하삼은 미국을 주제로 한 인상주의 화풍의 그림을 평생 3000점 가까이 그렸다. 그가 선택한 주제는 철저히 ‘미국적’이었다. 자신이 살던 대도시의 풍경을 그렸기에 작품 색감은 다소 어둡고 짙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칙칙한 그림을 대중이 좋아하겠느냐”는 동료들의 핀잔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하삼은 그림을 통해 자신이 사는 나라와 도시의 아름다움을 사람들에게 끈질기게 전했고, 결국 ‘미국의 모네’로 불리며 미국 인상주의의 대표 화가로 자리 잡았다.지금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ALT.1에서 열리는 인상파 특별전 ‘모네에서 미국으로: 빛, 바다를 건너다’에서 ‘비오는 콜럼버스 애비뉴’ 등 하삼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5월 26일까지. 성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