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수술실에서 위암 환자의 복강경 수술이 한창이다. 같은 시각, 걸어서 약 1㎞ 거리에 있는 한 건물에서는 수술 장면을 실시간으로 본다. 현장에 있지 않아도 생생하게 수술 과정을 볼 수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망으로 고화질 영상을 실시간 전송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KT와 삼성서울병원은 5G 기반의 의료 서비스를 공동 개발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양사가 지난 9월 업무협약(MOU)를 맺은 뒤 공동 추진한 ‘5G 스마트 혁신 병원’ 구축의 일환이다.
양사가 개발한 서비스는 5G 수술 지도와 5G 디지털 병리 진단, 5G 양성자 치료정보 조회, 병실 내 AI 기반 스마트 케어 기버 구축, 수술실 내 자율주행 로봇 등 다섯 가지다. 지난해 11월부터 이 서비스를 실제 수술과 진단에 활용하고 있다.
KT, 삼성서울병원과 ‘5G 스마트 혁신병원’ 만든다
병원 측은 5G의 도입이 수술 교육과 진단, 치료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수술 교육은 좁은 수술실에서 참관하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5G 스마트 병원에서는 집도의가 소형 카메라를 머리에 쓰고 수술 장면을 강의실로 실시간 전송할 수 있다.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등 양성자 치료 정보를 조회하기 위해 이동할 필요도 없어 빠른 치료가 가능해진다.
한 장에 4기가바이트(GB)가 넘는 병리 데이터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본관과 별관, 암병원, 교수 사무실 등으로 구성돼 있어 멀게는 1㎞ 떨어져 있다. 지금까지는 협진을 위해서 의료진은 한 곳에 모여야 했다. 삼성서울병원 정보전략실장은 “5G를 활용하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협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병실에서는 AI기반의 ‘스마트 케어기버’로 음성만으로 침대 조명 등을 조작할 수 있다. 환자의 몸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도 있다.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해 오염된 물품을 운반해 감염 위험 등도 줄인다.
KT, 삼성서울병원과 ‘5G 스마트 혁신병원’ 만든다
스마트 병원 구축에 5G 이동통신망을 이용하면 유선망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도 훨씬 수월하다. 먼지가 많이 나는 유선망 공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
KT와 삼성서울병원은 앞으로 더 많은 5G 기반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일원캠퍼스를 벗어난 삼성병원 캠퍼스 간 협진이 가능하도록 개발 협력을 지속한다. 수술 교육에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접목하고 만성질환관리 서비스 솔루션 등도 개발한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