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사임 전 총리로부터 오늘 직위 승계…2022년까지 총리직 수행

정국 위기 속 구원 등판한 몰타 새총리 "법치주의 확립할 것"
탐사기자 피살 사건의 정국 위기 속에 내각을 맡게 된 몰타 집권당 신임 당수가 당선 일성으로 법규에 따라 통치권을 행사하겠다고 강조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집권 노동당의 새 당수로 선출된 로버트 아벨라(42) 의원은 12일(현지시간) 당선 연설에서 "(이전 정부의) 좋은 면은 유지하고 나쁜 것은 바꾸겠다"며 이러한 뜻을 밝혔다.

그는 이어 "법치주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현 의회와 함께 일할 것을 약속한다"고 부연했다.

이는 조지프 무스카트 전 총리가 자진 사임한 배경이 된 카루아나 갈리치아 기자 피살 사건과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내각과 국정을 엄격하게 관리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벨라 의원은 또 무스카트 전 총리 재임 기간 몰타 경제가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들어섰다는 점을 평가하고 "(몰타라는) 배가 다시 안정 상태로 돌아왔다.

우리는 이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국 위기 속 구원 등판한 몰타 새총리 "법치주의 확립할 것"
변호사 출신으로 2017년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아벨라 의원은 11일 치러진 노동당 당수 선거에서 크리스 펀(56) 현 부총리 겸 보건장관을 꺾고 당선됐다.

그는 13일 무스카트 전 총리로부터 총리직을 승계한 뒤 2022년 9월까지의 남은 임기를 채우게 된다.

2013년부터 7년간 몰타를 이끌어온 무스카트 전 총리는 갈리치아 기자 피살 사건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났다.

갈리치아 기자는 무스카트 정권 핵심 인사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해오다 2017년 10월 자택 인근에서 괴한이 설치한 차량 폭발물이 터져 숨졌다.

이 사건은 작년 11월 총리 비서실장을 비롯한 무스카트 전 총리의 측근 인사들이 대거 수사 선상에 오르며 정치 암살 의혹으로 번졌다.

이후 연일 대규모 반정부 집회·시위가 벌어지며 정국 위기가 현실화했고, 결국 무스카트 전 총리의 자진 사임으로 이어졌다.

갈리치아 기자의 유족을 비롯해 반정부 투쟁을 이끈 이들은 새 총리도 이전 총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들은 당수 선거 유세 과정에서 단 한 번도 갈리치아 사건을 언급하지 않은 아벨라 의원이 사건의 진상 규명과 부정부패 청산, 내각 쇄신 작업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전망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