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TV와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음향기술을 연구하는 ‘삼성전자 오디오랩’. 삼성전자의 여느 연구소와는 사뭇 다른 곳이다.
삼성전자 미국 연구시설은 대부분 실리콘밸리에 있다. 반면 오디오랩은 할리우드로 상징되는 영화와 문화산업의 중심지인 LA 외곽에 자리잡고 있다. 최고의 음향을 개발하는 데 첨단 기술뿐 아니라 소리에 대한 감각도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임직원 23명 중 8명이 실제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디오랩을 총괄하는 앨런 드반티어 상무(사진)는 “우리는 음악을 사랑하고 우리 중 절반은 음악을 할 줄 안다”고 설명했다.
예술가이자 연구원인 이들이 만드는 기술은 삼성전자 제품 곳곳에 녹아 있다. 주변 소음에 따라 TV가 알아서 볼륨을 조절해주는 ‘2020년형 QLED TV’가 대표적이다. 소리를 정확하게 내주는 알고리즘 기술도 여기에서 개발돼 2015년부터 삼성전자 TV와 오디오 제품 외에 스마트폰에도 들어가고 있다.
성과가 좋자 이곳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 출범 초기인 2014년에는 800㎡(약 242평) 공간에서 4명의 직원으로 시작했다. 2016년 삼성전자가 인수한 미국의 전장업체 하만과 공동 연구를 하면서 현재는 연구공간과 임직원 수가 각각 1600㎡(약 484평), 23명으로 확대됐다. 삼성전자 연구소 중 유일하게 소리를 모두 흡수하는 무향실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디오랩은 TV 사운드 기술과 오디오 제품 간 시너지를 통해 삼성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