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지난 1년여간 이어진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하고 조직 재정비에 들어갔다. 국내 영업망을 재편하고 혁신 신약의 해외 진출 속도를 높여 ‘제2의 창업’에 버금가는 도약을 이룬다는 목표다. 올해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 신약의 임상 시험이 순조롭게 끝나면 내년 ‘국산 비만약’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두 자릿수 매출 증가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사진)는 23일 “올해는 한미약품이 성장을 회복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제2의 창업에 버금가는 도약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한미약품은 연초부터 시작된 경영권 분쟁 탓에 ‘잃어버린 1년’을 보냈다. 가파르게 늘던 매출(연결기준)은 전년 대비 0.3% 상승하는 데 그쳐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걸었고 영업이익은 2% 줄었다. 1년 내내 이어진 경영권 분쟁이 남긴 상처다.박 대표는 올해 10% 넘게 매출을 늘리겠다고 했다. 수출을 제외한 국내 매출로만 1조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지난해 국내 매출은 9116억원이었다. 이를 통해 지난해 11월 중장기 전략으로 발표한 ‘10년 뒤 매출 5조원, 글로벌 50대 제약사’ 목표도 이룰 것이라고 했다. 그는 “7년 넘게 원외 처방 매출 1위를 지켜온 국내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초격차’를 실현할 것”이라며 “혁신 신약을 개발해 연구개발(R&D)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내년 국산 비만약 출시올해 한미약품은 신약 개발에서 다수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박 대표는 내다봤다.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등과 같은 계열인 GLP-1 비만약 ‘에페글레나타이드’ 임
넥스트젠바이오사이언스가 장기적으로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원형탈모제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박양혜 넥스트젠바이오 부사장은 23일 “지난해 야누스인산화효소(JAK) 억제제를 대체할 원형탈모치료제 임상 2상을 시작했다”며 “올해 말까지 환자 모집을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넥스트젠바이오는 자가면역질환과 폐 섬유증 신약 개발 기업이다. 자가면역질환제로 사용할 수 있는 신약 ‘보니피모드’를 개발 중이다. 보니피모드는 선택적 S1P 수용체 조절제다. 박 부사장은 “JAK 억제제는 모든 사이토카인을 억제하는 강한 면역반응을 나타내 장기적으로 안전하게 복용하기 어렵다”고 했다.원형탈모증은 면역세포가 모발을 공격해 탈모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이때 환자의 모발에서 T세포와 S1P 수용체가 과도하게 발현된다. 박 부사장은 “S1P 수용체를 조절해 T세포 이동을 억제하면 모발이 재생되는 기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넥스트젠바이오는 보니피모드가 원형탈모 악화를 막을 뿐만 아니라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박 부사장은 “보니피모드를 경구 투여하면 신속히 흡수돼 말초 순환 림프구를 감소시킨다”며 “초기에 서맥(느린 맥박)이 나타나지만 일시적 증상일 뿐”이라고 설명했다.오현아 기자
2021년은 양자컴퓨팅 사업과 관련해 마이크로소프트(MS)에 ‘치욕의 해’로 불린다. 2018년 MS가 후원한 교수팀이 ‘마요라나 페르미온 최초 발견’에 관한 논문을 네이처에 발표한 지 3년 만에 철회해야 했던 것. 이론적으로 양자 정보 보호에 유리한 특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마요라나 페르미온은 위상적(位相的·토폴로지컬) 양자컴퓨팅을 가능하게 할 핵심 개념이다.하지만 “데이터 분석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는 글로벌 물리학계의 반박이 거세지자 MS는 결국 무릎을 꿇었다. 이 사건으로 MS는 양자컴퓨터 연구 전략을 전면 재수정해야 했다. 이랬던 MS가 5년 만에 다시 한번 논쟁에 휩싸였다. 위상적 큐비트 기술을 실제 하드웨어로 구현했다고 지난 19일 발표했는데 물리학계에선 “MS는 왜 충분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가”라며 의문이 쏟아지고 있다. ◇양자물리학계의 ‘황우석 사건’3년 전 MS의 논문 철회를 끌어낸 대표 물리학자인 빈센트 무릭 네덜란드 델프트공대 교수는 MS가 발표한 ‘마요라나 1’ 칩에 대해 “근본적인 수준에서 MS가 주장하는 위상학적 마요나라 큐비트를 기반으로 양자컴을 구축하는 접근 방식은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번에도 비판했다. 폴 스티븐슨 영국 서리대 물리학과 교수도 “이번 기술이 실용적인 양자컴퓨터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고, 게르기오스 카사로스 오스트리아 과학기술연구소 연구원은 “위상 큐비트가 존재한다는 데이터를 보지 못해서 논평할 게 없다”고 꼬집었다.MS의 ‘조급증’이 5년 만에 또다시 도졌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방정호 연세대 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