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ADVERTISEMENT

    [이 아침의 시] 화학 반응 - 박철(1960~)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이 아침의 시] 화학 반응 - 박철(1960~)
    딱히 말할 곳이 없어서

    그래도 꼭 한마디 하고 싶어서

    지나가는 아이 반짝이는 뒤통수에다

    사랑해 ㅡ 속으로 말했다 그러자

    아이가 쓱쓱 자라며 골목 끝으로 사라진다

    시집 《없는 영원에도 끝은 있으니》(창비) 中

    신춘문예 당선작들을 읽으며 새해를 맞았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사랑과 감사가 넘치도록 새해 새날은 한겨울에 오나 봅니다. 1월에는 누구에게라도 덕담 한마디 하고 싶어지네요. 화학 반응이 일어나기 좋은 때엔 한마디 말로 꽃을 피울 수 있을지 모르죠. 그 와중에 후후 입김 불어가며 걸어가는 아이가 보입니다. 그 아이 뒤통수에 대고 “사랑해”라고 말해보고 싶어집니다. 아이가 쓱쓱 자라서 골목으로 사라지겠지요. “사랑해”라는 말은 아이를 쑥쑥 자라게 하지 않고 쓱쓱 자라게 합니다. 아침 골목이 반짝이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아마 이 겨울은 아이들 때문에 외롭지 않을 거예요.

    이소연 < 시인(2014 한경신춘문예 당선자) >

    ADVERTISEMENT

    1. 1

      [이 아침의 시] 주문 - 조해주(1993~)

      선서하듯이한쪽 손을 든다그렇게 하면 물 한 잔이 온다두 잔이 필요하더라도손은 한 번만 든다세 잔네 잔이 필요하더라도시집 《우리 다른 이야기 하자》(아침달) 中우리는 흔히 말하죠. “사람은 절대 변하지 않는...

    2. 2

      [이 아침의 시] 첫 - 곽효환(1967~)

      숲길도 물길도 끊어진 백두대간둥치마다 진초록 이끼를 두른늙은 나무들 아래에서더는 갈 수 없는 혹은길 이전의 길을 어림한다검룡소 황지 뜬봉샘 용소는강의 첫,길의 첫숲의 첫너의 첫나의 첫은어디서 나고 어디로 흘러가는지바...

    3. 3

      [이 아침의 시] 화상 - 김경미(1959~)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새 도마를 샀다, 토끼무늬들이 피크닉을 가고 있다도마일 뿐이지만 내 음식 밑에서 언제고그들의 신발과 피크닉 가방이 나뒹군다라일락무늬 나무받침에 뜨거운 냄비 얹다가라일락꽃들 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