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옵션시장 '미결제약정'의 중요성
선물옵션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미결제약정이다. 미결제약정이란 결제가 이뤄지지 않은 계약을 뜻한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미결제약정을 통해 시장 상황을 비교적 정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은 유통되는 물량에 한계가 있다. 발행 주식 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 이상 주식을 매수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투자자가 시장 상황을 파악하는 데 한계도 드러난다.

반면 선물옵션은 시장 상황이 즉각 반영된다. 그 핵심 요인이 미결제약정이다. 약정(約定)이란 말은 약속으로 정해진 것이라는 뜻이다. 매수와 매도에 대한 약속만 있다면 물량은 무한정 늘어날 수 있다. 경제가 호황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치자. 선물만 거래하는 ‘투기적 거래자’는 선물매수 포지션을 늘려갈 것이다. 반면 조정에 대비하려는 ‘헤지 거래자’는 ‘주식매수+선물매도’ 포지션이 필요하다. 이들이 모여 매수·매도 계약이 체결되면 미결제약정은 체결 수만큼 무한정 늘어날 수 있다.

경제가 불황 국면에 있다면 투기적 거래자들은 선물매도 포지션을 늘려갈 가능성이 높다. 헤지 거래자들은 ‘주식매도+선물환매수’를 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미결제약정은 줄어든다. 따라서 미결제약정의 증감을 통해 시장에 참여한 사람들이 어떤 행위를 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기관투자가의 ‘주식매수+선물매도’ 그리고 미결제약정 증가 흐름이 나타나면 시장은 좋다고 판단할 수 있다.

기관이 주식을 1조원어치 매수한다고 가정해보자. 기관의 선물매도 포지션이 0이고 미결제약정 증가분이 0이라면 기관은 주식을 매수하면서 헤지를 전혀 걸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것은 주가 상승에 100% 확신이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런 경우는 거의 없다. 25% 헤지를 걸어서 선물매도 포지션이 2500억원 정도고 미결제약정이 그만큼 증가했다면 주식시장 상승이 거의 확실하다고 본다는 의미다. 50% 정도라면 그만큼 불안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너무 눈에 보이면 그쪽 방향이 아님을 명심하자. 기관이 그렇게 단순할 리가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