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도 국채 회전율 하락…금융위기보다 낮아
지난해 저금리와 안전자산 선호 심리의 강화 등으로 채권 금리가 크게 하락(채권값 상승)했으나 회전율은 6년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전율은 일정 기간 채권의 거래량을 물량으로 나눈 것으로, 회전율이 100%이면 1년 동안 주인이 한 번 바뀐 것으로 볼 수 있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장외채권시장에서 국채의 연간 회전율은 312.64%를 기록해 전년의 339.91%보다 27%포인트가량 하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의 403.8%보다 낮은 수준이다.

국채 회전율은 2013년 720.45%에 달했으나 2014년(534.61%), 2015년(529.52%), 2016년(416.82%), 2017년(354.75%) 등 6년째 하락 중이다.

이는 같은 기간 회사채의 회전율이 완만하게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회사채의 작년 연간 회전율은 66.05%로 전년의 61.19%보다 소폭 올랐다.

회사채는 2011년 회전율이 109.65%에 달했다가 5년 연속으로 하락해 2016년에는 52.31%까지 떨어졌지만, 이후로는 3년 연속으로 상승했다.

회전율은 거래가 얼마나 활발히 이뤄졌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거래량은 시장 규모가 커지면 자연히 커지는 맹점이 있지만, 회전율은 시장 규모 대비 거래량을 나타내기 때문에 더 유용한 자료로 평가받기도 한다.

최근 수년 동안의 회전율 하락은 국채 발행 잔액이 매년 커지는 동안 거래량은 오히려 감소한 결과다.

국채의 발행 잔액은 2016년 58조1천억원에서 2017년 61조6천억원, 2018년 64조원, 2019년 68조8천억원 등 매년 꾸준히 상승했다.

반면 장외채권시장에서 국채의 일간 평균 거래량은 2016년 약 10조2천억원이었으나 2017년에는 9조3천억원, 2018년 9조4천억원, 2019년 9조1천억원으로 거의 매년 하락했다.

지난해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 속에 한국은행이 2차례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국채가격이 크게 올랐는데도 거래량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국채 금리는 2018년 말 3년물 기준 연 1.817%에서 작년 말에는 연 1.360%까지 떨어졌고, 8월에는 사상 최저치인 연 1.093%까지 하락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채 유통이 과거보다 활발하지 않은 것을 단순히 시장 침체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채 회전율이 낮아진 것은 보험사나 연금 등 장기투자를 하는 기관들의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국채는 장기투자 수요가 큰 만큼 시장 수익률과 회전율이 직접적으로 연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 국채와 회사채 연간 회전율(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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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 │국채 │회사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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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 312.64│ 66.05│
├──────────┼─────────────┼────────────┤
│2018년 │ 339.91│ 6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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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 354.75│ 55.93│
├──────────┼─────────────┼────────────┤
│2016년 │ 416.82│ 52.31│
├──────────┼─────────────┼────────────┤
│2015년 │ 529.52│ 5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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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 534.61│ 69.85│
├──────────┼─────────────┼────────────┤
│2013년 │ 720.45│ 78.59│
├──────────┼─────────────┼────────────┤
│2012년 │ 708.11│ 9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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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 734.79│ 10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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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 842.01│ 1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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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 652.82│ 1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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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 403.80│ 6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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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 399.04│ 6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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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금융투자협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