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불법파견 자문 요청 급증
노조와의 소송전에 대비하려는 기업이 크게 늘어나면서 로펌 노동팀들이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김용문 광장 변호사는 “노동 관련 자문과 소송 매출이 지난해 크게 증가했다”며 “신규 매출로 잡히지는 않지만 기존 고객에 대한 노무 자문 수요도 크게 늘었고 기업 사내변호사들의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 관련 일감이 급증하면서 로펌들은 노동팀 인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광장은 최근 몇 달 사이 변호사와 노무사를 5명 더 뽑아 노동팀 규모를 35명으로 키웠다. 광장뿐만 아니라 법무법인 율촌도 비슷한 시기에 노동팀 소속 인력을 20명에서 24명으로 늘렸다. 대형 로펌 관계자는 “로펌마다 노동팀을 강조하다보니 인력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한다”며 “노무사의 경우는 수요가 많아 품귀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로펌별 노동부문 인력은 김앤장이 80명으로 가장 많다. 법무법인 태평양 노동팀 규모도 40명에 달한다. 세종과 율촌은 각각 31명과 24명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평과 바른은 22명과 13명이다. 로펌들은 노동팀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김앤장 법률사무소 등 대형 로펌을 대상으로 가장 중점을 두고자 하는 법률 서비스를 물었더니 인사·노무를 꼽은 로펌이 7곳으로 압도적 1위였다.
로펌 노동팀이 주로 맡는 사건은 2013년 대법원 판결 영향으로 통상임금 소송이 주를 이루다가 이제는 불법파견으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해 8월 대법원이 한국도로공사가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을 직접고용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놓는 등 사측의 불법파견 인정 범위를 점차 넓히는 판결을 내놓으면서다. 노동계는 원청기업의 직접고용을 인정해달라는 소송을 줄줄이 제기하고 있다.
박재우 율촌 노동팀 변호사는 “개별 근로자 한 명에게만 패소해도 전체 사업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업들이 굉장히 긴장한다”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